일제시대 만주에서도 호평받은 노산 이은상 선생의 시조
강릉출신으로 만주에서 활동하다 해방을 일주일 앞두고 불의의 사고로 죽은 심연수가 있다.
"'제2의 윤동주'라 불리며 부활한 민족저항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도,
1940년 일기가 수록되어 있다 하여 관심있게 보았다.
일기 중에 노산 이은상의 '노산 시조집'에 대한 짧은 글이 있다.
노산 이은상이 누구던가. 장기간 한국산악회 회장직을 역임한 이이지 않나.
그리고 1940년이면 이광수와 주요한은 본격적으로 친일행보를 한다.
그런데 당시에는 이들에 대한 태도도 지금하고는 좀 온도차가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품게 된다.
표지만 보아도, 잘생긴 문학청년이다. '제2의 윤동주'라고 하지만, 윤동주가 내성적인 선비같다면,
심연수는 만주를 말달리는 선구자형이다.
심연수는 불운하게도 해방을 일주일 앞두고 일본의 경찰에 의해 피살되었다. 그의 유고는 동생이 보관했는데, 문화대혁명당시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집안은 반혁명세력으로 몰린다. 이후 유고는 2000년대까지 간신히 보관되어 오다가 한 뜻있는 이에 의해 되살아났다.
심연수는 1940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다고 한다. 일제시기 인물에 대한 '평전'에 대한 미덥지 못한 구석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이 책은 일기 즉 1차 자료라는 점에서 관심이 가지만 지면관계상 40여편밖에 실리지 못해 아쉽다. 더 아쉬운 것은 그가 강릉에서 만주까지 여행하면서 기행문을 한편 남겼다고 하는데, 여기엔 빠졌다는 점이다.
일기에는 문학청년답게 몇권의 책을 읽고 촌평을 남기고 있는데, 그 책들이라는 게 이광수, 주요한 김태준 등등 지금도 대중적 지명도가 있는 이들의 책들이고, 그 중에 노산 이은상의 시조집이 있다. 나는 이제까지 노산의 지명도가 조선안에서쯤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저윽이 놀랬다.
1940년 3월 28일 목요일
노산시조집을 사다. 노산 이은상은 최고로 행복한 사람이다.
크고 넓은 마음을 잃지 않고 글로 남긴 사람이다.
나는 그대를 존경한다. 단숨에 그 책을 다 읽었다.
나중에 두고두고 몇번이라도 다시 읽어보련다.
앞산에 올라 봄을 구경하였다... 오늘에야 처음 비가 내려 이 마른 땅을 적신다.
노산 이은상에 대해 이렇게 감격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노산 시조집이 어떠한 내용인지 궁금하네요.
아침나절이 "아 무정"을 다 보았다.
참으로 명작이다.
누구든지 한번 꼭 보아둘 만한 소설이다.
책에서 심연수를 민족저항시인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이광수를 극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광수가 언제부터 친일을 했을까요?
나무 위키를 보니.
본격적인 친일 행보는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투옥됐다가 1939년 석방된 후로,
그는 시와 소설을 쓰거나 강연을 하며 본격적인 친일 행위를 하였다.
시로는 가끔씩 부른 노래(1939년 2월)를,
소설로는 진정 마음이 만나고서야(心相觸れてこそ)(1940년 3월 ~ 7월, 녹기)[14]를 기점으로 친일 문학을 시작한다
1939년부터 본격적인 친일행각을 나섰는데, 만주는 그 소식이 들리지 않아서일지.
아니면 이광수에 대한 세평이 당대는 좀 뉘앙스가 달랐을까 모르겠습니다.
주요한 선생이 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것을 읽고선 참으로 위대한 문학이라는 생각이다. 문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주요한 역시 친일혐의가 짙다고 들었습니다.
한겨레신문에 의하면,
또한 전쟁협력 단체인 임전대책협력회 결성 준비위원으로 참가하면서 전쟁 후원을 독려하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발표된 시가 ‘댕기’이다 .
위의 내용처럼 조선신궁에 참배한 후 1938년 12월 그의 행보는 더욱 바빠진다. 수양동우회를 대표하여 현금 4,000원을 국방헌금조로 종로 경찰서에 기탁하는가 하면, 그해 12월 14일 ‘시국유지원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그의 친일은 노선을 본격화 하고 있다.
징병제 찬양, 미.영타도 궐기대회, 대동아공영권 찬양대회, 학병찬양학교 순회 강연회 등, 강연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문인보국회, 임전보국단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친일부역단체의 간부를 섭렵함으로써 어떤 말로도 비켜날 수 없는 친일인사로 못 박히고야 만다.
출처 : 한겨레:온(http://www.hanion.co.kr)
일본서기의 국조이념인 <紘一 >을 넣어 ‘마쓰무라 고이치 (松村紘一)로 창씨개명을 했던 인물,
주요한은 해방이후 우국지사와 독립투사로 신분세탁을 하면서 다시한번 화려한 경력을 자랑합니다. 정치쪽으로 보자면, 특히 장면정권때.
8.15 광복 후 흥사단 등에 속하였다. 1958년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특별시 중구 갑 선거구에 출마하여 현역 국회의원인 대한국민당 윤치영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다.
1960년 제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제2공화국 장면 내각에서 부흥부(현 국토교통부) 장관 및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이렇습니다.
민족저항시인이라고 네이밍을 했는데, 심연수가 이렇게 주요한과 이광수를 극찬하고 있습니다.
1940년은 아직 이광수와 주요한이 본격적인 친일마각을 드러내기 전이어서일까요?
만약 그가 1940년 이후 일기가 있다면, 이광수와 주요한을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 책에 나오던 심훈의 상록수입니다.
수학여행비를 내다.
당시 가난한 집안에서는 수학여행비가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
그의 문장은 거칠고도 아름답다. 쉽고도 어렵고, 어렵고도 쉬운 글이다.
그는 중이다. 산사에서 법의를 입고 법당에 홀로 앉아 눈을 감고 손에는 염주를 쥐고 아미타불을 부른다. 그런 그가 이런 글을 쓰다니...
시의 정취는 그윽하고 조용한 곳에 있는 것 같다.
영원의 무정
산으로 들판으로 한 권의 책을 들고 거닐다. 좋은 터를 보면 앉아서 보고, 누워서 보고 자빠져 읽어보고 걸어가며 읽어본다.
이 책은 이러한 책이다.
젊은 육체에 힘찬 붉은 피가 뛰는 책.
무지개같은 희망과 이상을 품은 책.
별의별 곳을 다 다니며 피의 잉크로 종이에 꾹꾹 박아 쓴 힘의 명작이다.
영원의 무정永遠의 無情이 어떤 책이길래 그러할까요?
검색하니 노춘성 盧春城 編)이라고 하고 있네요.
온습일...
옛것을 새롭게 한다는 뜻의 온고지신에서의 '온(溫)일텐데,.
이런 글자 좋네요.
"오는 길에 늙은 여자들이 장구치고 술 먹고 춤 추는 것을 보았다."
야외에서 이렇게 노는 문화는 조선인들 밖에 없죠.
농촌의 여성들이 의당 이렇게 노는 걸 처음보았을까요?
아무튼 식민지시대 엘리트들은 조선여자들이 이렇게 스트레스 푸는 걸 흉하고 밉살스럽게 보았죠.
이태준의 문장강화"를 사서 밤새도록 절반 가까이 읽었다.
나도 언젠가 오래전 이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이상 꽃을 피우지 못한 문학청년 심연수의 1940년 일기로부터,
노산 이은상에 대한 평가를
그리고 이광수와 주요한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