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독일의 아이거 북벽 초등을 바라보는 영국의 태도는...
1938년 7월 24일 대륙계 클라이머들인 하인리히 하러 등 4명에 의해 마의 아이거 북벽이 초등되었다.
이 성공은 곧바로 제네바 특파원에 의해 영국에 타전되어 25일 '더 타임즈'에 실렸다.
가이드 없는 등반은 하지 않니 하는 고전적이고 젠틀맨적인 등반방식을 고수하던 영국 산악계는 이를 어떻게 보았을까?
더 타임즈에 실린 7월 25일자 신문을 보자.
이 신문기사는 "세상을 바꾼 위대한 탐험 50"(박준형 옮김, 예문아카이브 2018)에 선정된 아이거북벽 초등 30_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최초의 아이거 북벽 등반 중 삽입되어 있다. 공동저자는 모두 영국인이라 영국인의 시선이라는 것을 참고하면 좋겠다.
원서는 에베레스트 초등이 표지이다. 위대한 텀험 50중에 이걸 처음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것도 있지만 처음 알게 된 탐험들도 있다. 탐험은 등반이 포함되거나 등반과 가장 가까운 이웃 세계인지라, 이 책은 세계곳곳과 우주에서 벌어진 탐험의 기본서로 추천할만 하다.
참고로 등반 중에는 우에무라 나오미의 맥킨리 동계 단독등반이 43_전설이 된 타고난 탐험가
:우에무라 나오미의 데날리 산 단독 등반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일본 산악계가 유럽에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기사를 보자
'아이거의 북벽 등반 성공. 하켄 사용은 아쉬어.'
제목부터 영국의 의도 또는 불편한 시선이 느껴진다. 하켄에 대해서는 기사 내용에도 있어 나중에 보자.
당시 초등팀 4명 중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의 하러와 카스파레크를 먼저 적고 이후 뮌헨의 뵈르그와 헤크마이어 순서이다. 히틀러의 나치국을 뒤에 적은 의도는 짐작할만 하다.
"관련해 상세한 정보가 확인되고 있다." 상세한^^ 정보가 주된 내용으로 아래와 같다.
번역가가 산악인이 아니라 여기 말고 글 중에도 고유명사 번역에 아쉬움이 있지만, 조금씩 옥의 티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글 중에는 오스트리아 팀과 달리 독일 팀들은 12발 아이젠이 있어 성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적고 있다.
"그들의 업적은 확실히 대담한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들이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당연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경험과 훈련, 훌륭한 장비와 불굴의 의지가 분명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만약 하켄이 없었다면 이번 등반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등반가의 관점에서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하켄이 없었다면...^^
당시 영국 산악계의 입장은 이러했다.
새로운 장비와 새로운 등반사조는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이냐의 문제일 것이다.
글 중 나와 있듯이, '영국 귀족처럼 폼낼 일이 없는 대륙의 청년들의 불굴의 기상과 하켄' 등반의 역사를 바꾸었다.
그리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쓰는 것이긴 하지만, 첨단 등반을 이끄는 축도 완전히 대륙으로 넘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영국 산악계의 '전통적인' 분위기는 쉽게 바뀔 수 없을 것이다.
이후 영국이 성취한 뛰어난 등반이 무엇일까 싶다.
1953년 산소마스크 쓴 에베레스트 초등? 1978년 보닝턴의 에베레스트 남서벽 초등?
마운틴지에 몇년간 해외산악계 소개할 때 영국을 소개한 적이 별로 없던 것 같다는 기억이 들기도....
한국은 어떠할까?
시상식만 열라리 좋아하는 한국산악계도 같은 꼴 아닐까 싶다.
한국산악회, 대한산악연맹, 황금피켈상, 대학산악연맹상, 기타 각종 상들... 그놈의 상들. 씨앗은 안뿌리고...
이 부분은 몇번 언급한 적이 있어 여기서 그만둔다.
가만있자 언제부터 이놈의 상들이 생겨났는지 한번 찾아보아야겠다.
8,90년대 한국이 전위적인 등반을 할 때도 이런 상들이 있었나 말이다.
이렇게 해서 또 '코로나 핑계달아도 좋은^^ 2020년이 저물었다.
여기를 찾는 모든 분들. 다소 불편한 이야기들도 있고, 단견, 억측 오해가 많은 글들도 많을텐데,
들어와서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읽는동안 시간낭비가 아니었길 바라고 새해에 뵙겠습니다.
새해에는 좀더 나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