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관광 기념품 - 오프너 10점을 소개합니다.
명색이 등산박물관인데 맨날 썰만 풀 수는 없는 노릇이고,
오늘은 새로 들어온 오프너, 병따게 10점을 소개합니다.
오프너는 주로 70년대 중후반에서 80년대, 우리네 살림살이가 좀 풀릴 그때 유행한 기념품으로 보여집니다.
컬렉팅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데,
이런 소소한 것들이 서랍이나 부엌에서 나딩굴다 그냥 소리없이 사라지는 대신에,
경향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여기로 하나씩 둘씩 모인 인연은 무엇일까요?
그들은 과연 '나'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어서일까요?
두개째 들어온 설악산 관광기념입니다.
전면에 '산악인'이 등장하는 오프너는 극히 드뭅니다. 속리산에서 같은 도안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뒷면엔 동해관광기념이라는 이름으로 낙산사와 해수관음상이 있네요.
검색해보니 해수관음상은 1971년 시작하여 6년쯤 걸렸다고 하니 이 오프너는 70년대 후반에나 등장했겠습니다.
오래된 사진 느낌이 나도록 처리해보았습니다.
피켈과 알루미늄 또는 두랄루민으로 만든 배낭거치대(?)를 메었군요.
화보를 따라 그린 듯 한데, 자세도 자연스러운게 멋있는 오프너입니다.
그 시절 설악의 바위를 올랐던 분이라면 아련해지겠습니다.
역시 설악산입니다.
천하대장군이나 지하여장군은 전국구 모델입니다. 산 이름만 갈아타면 되는거죠.
다시말해 이 오프너는 기념품 전성시대를 지나 말기에 등장한 게 거의 확실합니다.
뒷면을 보면 알겠지만, '한국의 민속, Beutiful Korea"이라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이제 국내 기념품에 대해 시큰둥해지고... 주로 외국인들을 겨냥한 기념품입니다.
대부분의 설악산 기념 오프너에는 울산바위 흔들바위 비룡폭포 등 설악의 명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놈은 특이하게도 늘씬한 미인을 내세우고 하단에 설악산 관광기념, Travel In Korea라고 적혀 있습니다.
뒷면에 적혀 있는 말은 "아름다운 우리강산, 추억의 관광기념"입니다.
이 역시 등산기념품의 말기적 증세, 설악을 찾은 외국인을 주대상으로 해서 만든 기념품입니다.
미인은 사실 해녀입니다. 손에 들고 있는 건 여행을 상징하는 지구의가 아니라 해녀의 잠수용품- 뭐라더라 - 입니다.
제주도를 설악산과 막 버무려놓아 만들었습니다.
예전이라면 안샀을텐데, 그때그때 보는 안목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하회탈과 함께 아름다운 제주기념입니다.
이것도 역시 후반기형 기념품입니다.
하회탈 뒤에 각 산의 명소를 담아 오프너를 만들었습니다.
뒷면의 제주 명소 - 한라산 용두암, 하루방 그리고 해녀 -는 대표얼굴이죠.
그런데 해녀 얼굴이 좀 많이 상했네요.
다른 오프너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대입니다.
그시절 해녀들이 그러했듯이.
천화대장군이 입을 벌리는 사이에 병을 확 따는 거죠.
이 재질은 비교적 앞시대의 것입니다. 손에 만지작거려도 기분이 좋죠.
뒷면 상단의 여자의 하이힐 같이 생긴건 불국사 일주문쪽 - 연화교이던가 - 옆에서 본거죠.
세계가 자랑하는 불국사 다보탑도 경주기념 오프너의 대표얼굴입니다.
이 오프너는 좀 흔합니다.
금주를 추구하는 불교 상징물을 이런 용도로 쓰는 게 지금 보면 좀 거시기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시절 유럽에서도 기독교 상징물도 이런데 쓰고 그랬던가 아니던가.. 잊어버렸습니다.^^
성지해인사관광기념.
금 10냥짜리 열쇠모양의 오프너도 전국적으로 발행되었습니다.
일주문만 있는 건 그시절 해인사를 뜻합니다.
해인사는 이것 말고 뾰족한게 없던 시절이라 뒷면에 무엇을 넣을지 고심좀 한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대적광전 말고 팔만대장경 목판을 넣었겠죠.
통일전망대입니다.
앞에는 통일전망대 뒤쪽에는 해금강을 넣었군요.
앞뒤에 모두 Seoul Korea라고 쓴 건, 다시말하지만 외국인도 함께 겨냥하려 했기 때문이기 쉽습니다.
역시 통일전망대입니다.
앞쪽은 장구치는 조선 여인을 뒤쪽에는 춤추는 여인을 넣었습니다.
이것도 말기적 증세이죠.
외국인들은 어쨌던 기념품을 사고 싶어했을 테니까요.
그들에게 필요한 건 한국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며칠 전 썼지만, 탈, 천하대장군 그리고 한복을 입은 여인은 1900년대 초부터 한국 대표주자였습니다.
마지막 전쟁기념관.
오프너를 따로따로 파는 분도 있고, 하나씩 파는 분도 있습니다.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하나씩 팔았다면 이건 안샀을 텐데, 함께 사야했으니 샀네요.
전쟁기념관도 언젠가 과거가 되겠죠^^
사실, 용산 전쟁기념관 기념품상에 가면 지금 이런거는 안팝니다.
어떤 걸 팔지 아마 모르실겁니다.^^
지금은 기념품이 없고, 기념품에 관심이 없는 시대이니까요.
이렇게 해서 오랫만에 들어온, - 총 컬렉션은 100~200개 될려나 - 오프너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