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문학관에서 쏠쏠한 그러나 쓸슬한 수확 1
일이 있어 경춘선 전철을 타고 김유정 역으로 갔다.
애초 의도한 바는 이루지 못했지만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김유정 역 근처 김유정 문학관을 들렀다.
정확히 말하자면 문학관 안이 아니라 안내소라 해야겠다.
요즘 안내소에는 팜플렛 등 각종 자료들이 있어 2020년대 등산관광문화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물론 그 팜플렛이라는 게 각급 지자체가 외주를 주어 작성한 거라 말그대로 대동소이하다.
또 한 지자체에서도 아마 놀랄 정도로 다양한 팜플렛을 만든다는 걸 오늘 확인할 수 있겠다.
과연 이런 팜플렛이 효용이 있을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만드는 것인지 생각할 기회가 될거라 본다.
이건 강원도 춘천의 명소에 대한 소개 팜플렛이다.
자그마치 15개나 된다. 아마 더 있을거다.
사색의 길. 봄내길. 실레이야기길, 장군길... 등의 길들 명칭은 고등학교 지리시험인양 해서 사실 알고 싶지도 않다.
있나보다 싶다.
강원도 춘천에 대해 마치 소양강 안개처럼 흐릿하고 애매하고 아련한 기억을 갖고 있는 세대.
파블로프의 개마냥 조건반사적으로 막국수나 닭갈비를 떠올리지 않고 그냥 경춘선 춘천 소양강이면 족한 세대들에겐
이쩌면 춘천이 햇볓속에 드러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겠다.
이 팜플렛들은 해외용이다. 네종류인데, 영어, 일본어, 중국어 외에도 베트남어 등도 보인다.
오른쪽 하단에 '소양강 봄바람'을 담은 금잔디의 CD도 무료배포한다.
노래를 들어보진 못했지만, 먼훗날 '춘천' 기념품이 될 듯 하다. 교환을 할겸 두어개 더 가져오는 건데 아쉽다.
그리고 강원도 각급 지자체의 홍보 팜플렛들.
어느 지자체이건 비슷한 포맷인 걸 보면 외주 주는 곳이 몇군데 안될 수도 있겠다.
이 시군구들도 대표팜플렛만 보낸거지, 해당 시군구에 가보면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다.
속초 양양 등은 왜 없을까?
고속도로 휴게소 안내센터에서 물어보았더니, 담당 직원이 각급 지자체 관광과에 전화를 건다고 한다.
보내주는 곳의 팜플렛만 있는거란다.
이곳도 아마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게 해서 2020년대 각급 지자체가 어떻게 소개하는지, 우리의 등산관광문화의 한 단면을 본다.
지자체에서는 사실 명소마다 아예 전담 직원을 두고 '관광안내소'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짬나면 그곳을 들러 보시라.
의외로 다양한 홍보책자, 팜플렛이 있는 걸 알게 될거다.
그런데 말이다.
블로그 세대들은 이런 리플렛이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를 보고 동선을 잡지들 않을까?
인스타그램 세대들은 또 자기 방식으로 할거고.
그들에겐 이 방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이런 걸 좋아하는 나이든 세대도 있을테니 실제 쓰임새도 있긴 하겠지만,
'뭐라도 하긴 해야 하니', '다른 지자체가 하니' 하는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 팜플렛 제작비용도 사실 만만치 않을텐데, 그 돈으로 좀더 효과적인 타겟을 마케팅한 방법이 있을텐데 말이다.
'황혼의 사무라이.
이 넘쳐나는 과잉의 팜플렛 제작 문화도 조만간은 아니지만 곧 시들시들해질 거라 본다.
'외국어 팜플렛이라면 모를까' 언젠가 사라질 팜플렛 문화의 끝을 보고 있다고 본다.
그러하니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한번 모아들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