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르파를 바라보는 우리의 한결같은 시선 -- 모르긴 몰라도

카테고리 없음|2021. 2. 17. 13:31

얼마전 셰르파에 관한 블로깅을 하였는데, 뭔가 세상에는 나를 이끄는 그 무엇이 있는 듯 하다.

채 며칠이 지나기 전에 2004년 프랑스판 셰르파 화보집을 헌책방에서 발견했다.

놀라워라.

 

검색해보니 미국과 일본에서 우리돈 5만원에 팔고 있다.

외국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면 그 가격은 한참 고민했을텐데- 그 돈으로 글이 조금 많이 실려있는 책을 샀겠지 -

그 누구인지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사와서는 다시 나에게 공유를 해준 이여.

 

사진작가 레이 윌슨(Ray Wilson)은 스코틀랜드 출신이긴 하지만 산악인은 아닌 듯 하다. 

따라서 산악인 부족으로서의 셰르파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건 아니다.

 

제목이 "Sherpa et autres ethnies mythiques de l'Himalaya"로 무슨 일인지 프랑스어로 출간을 했다.

번역하면 히말라야에 터잡은 셰르파와 다른 신비한 부족들'로 제목에서 내용의 대강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2008년 별세한 에드먼드 힐러리가 서문을 썼다.

의외로 이런 책에 힐러리가 서문을 많이 쓴다.

 

표지가 전통의상을 입은 이쁜 네팔 처녀를 넣은게 못마땅하긴 하다.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이 서양-남성, 근대이고 동양 - 여성, 전통이 아니던가.

 

그러나 흑백사진 곳곳에 그가 '오다가다' 찍은 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다.

 

속지 첫사진은 이렇게 1930년대 히말라야 원정을 담고 있다.

당장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건 1930년대 대참사를 낳은 독일 낭가파르바트 원정대 때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 사진 역시 똑같이 낭가파르바트 원정대에서 비참한 대접을 받은 셰르파들의 사진일 것이다.

두 사진은 이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등반과 에베레스트에 관해 메스너의 판타지같은 철학 범벅, 고담준론의 책보다 우선 보아야 할 책

"셰르파, 히말라야의 전설" 

이 책은 꼭 사서 보면 좋겠다.

알피니즘이나 등로주의 산악정신 등등 거대한 이야기 말고 '구체적'이고 '사람 이야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본다.

 

책에는 이렇게 산에서 늙은 전설같은 셰르파들의 얼굴도 담고 있다.

1953년 영국 초등 원정대 때 셰르파 중 당시 생존하고 있는 두명 중 한명이라는 칸차 셰르파라고 한다.

2004년 당시 남체 바자르에 살고 있었구나.

 

저자가 오다가가, 단 1회(!)의 트레킹으로 셰르파들을 찍은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박범신 작가 고산등반가 나관주 그리고 밀레의 회장으로 보이는 한철호, KBS의 이거종 국장 등과 함께,

사진작가 양종훈은 5000m 급 봉우리를 오르며 양종훈 "히말라야로 가는 길 Road to Himalaya"를 펴낸다.

이미 책장 어디에 있을텐데, 헌책방에 함께 있어서 '셰르파'와 딱 비교가 되어 다시 구입을 했다.

정가 3만원이다.

 

나는 지금 주제넘게 사진의 예술성을 말하고 있는게 아니다.

 

프랑스판과 나란히 놓고 보니 뭔가 맥이 잡힌다.

양종훈 교수가 갖고 있는 프레임은 한국인 그 누구라도 얼추 비슷한 프레임일거라는.

이훈구 등 다른 사진작가도 '셰르파'를 찍을 때만큼은 모르긴 몰라도 피해갈 수 없는,

몇십년만에 세계 10위권 생산 국가로 올라선 한국인의 '멘탈리티'를 비켜 갈 수 없는.

 

물론 나도 이런 책을 낸다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엄홍길의 책을 염두에 두면, 네팔을 수도 없이 다닌 그도 셰르파에 대해 글을 쓰면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것이다.

뭐 말하자면, '우리가 잃어버린 고향, 원형 또는 순수....이거나 '가난하지만 영혼이 맑은...'^^ 쯤 될려나.

 

 

 

어차피(^^) 이 책을 갖고 있거나 살 사람 몇명 안될텐데, 다음에 몇 장면을 모셔올까 한다.

네이버 사전과 고등학교때 배우고 반납한 프랑스어 실력과 아직 남아있는 스페인어 초급실력으로 대충 사진설명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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