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만이지, 아시마 시라이시... 반가워.
스포츠 채널의 차이를 이제까지 몰랐는데 이제 SPOTV는 알겠다. 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클라이밍대회를 보여주니 말이다. 저녁무렵 어쩌다 단골식당에 가면 우리 테이블 밖에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들 TV에는 눈길을 안주는 세상이라 여유로이 리모컨으로 SPOTV를 튼다. 스포츠를 보는 것도 오랫만이고 손에 땀이 잡히는 것도 오랫만이네.
클라이밍에 문외한인 일행에게 천종원과 서채현(서채현이라 부르는데, 상대방은 자꾸 서채원이라 들린다 한다)을 소개하고, 한국 경기등반계의 수준 자랑을 또하고 또한다. 세계가 놀라는 담대한 신예 서채현이 등반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그러다가 오늘 나의 옛 귀여운 연인(pretty girl^^)을 만났다.
아시마 시라이시(Ashima Shiraishi )가 바로 그다. 마운틴지의 호의로 해외산악뉴스를 한참동안 소개하던 시절,
처음 만날 때 그 소녀는 10살이 채 되지 않았을 때다. 그때부터 매달이라도 해도 좋을 정도로 뉴스를 장식하여, 매달 매달 그리고 한살 한살 그녀의 성장기를 나는 함께 할 수 있었다. 아담 온드라도 그나이 때는 뉴스 메이커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해외산악뉴스 소개를 그만두면서 스포츠클라이밍계에서 멀어졌다. 아시마도 잊어버렸다. 오늘 그녀는 도도한 클레오파트라가 되어 있었다. 귀여운 이미지만 잔상에 남아 있는데 전사 이미지로 바뀌어도 낯설지 않고 좋다. 얼핏 듣건데 최근 그녀는 실력에 주춤하고 있고, 이번 도쿄 올림픽에 미국대표가 되지 못했다 한다.
어쩌면 다행, 서채현에게 집중하면 되겠다.
마음 편히 그녀가 2019년 샤모니 대회에서 벌인 향연의 뒷모습을 보자.
저쪽 숲은 짙은 녹색이지만, 산정 높이에는 하얀 눈이 덮여 있다.
아시마 시라이시(Ashima Shiraishi)
미국발 영어 뉴스를 보다보니 나 역시 아시마 시라아시라고 소개는 했지만, 성이 시라이시이다.
한자로 표기하면 시라이시는 흰돌(白石)이다. 이름 아시마(阿島)는 일본의 한 섬 이름인 듯 하다.
흰돌이라니, 성에 이미 그녀는 클라이머의 인생이 담겨 있다.
이는 유지 히라야마(Yuji Hirayama)의 성이 히라야마(平山 ユージ)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무튼 일본 선수를 성-이름, 이름-성 중 어떻게 소개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서양인들이야 당연히 아시마가 이름인줄 알지만, 동양인들 중에는 아시마가 이름인지 시라이시가 이름인지 헷갈리는 이들 적지 않을 것이다.
올해 메이저 야구를 뒤흔들고 있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의 경우, 오타니가 성이다. 오타니 쇼헤이(大谷 翔平)이다.
내생각에는 지금부터라도 스포츠 클라이머들을 소개할 때 성-이름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릴 적에는 어깨가 좁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보니 김자인이나 서채현과 달리 어깨가 다부지다. 뒷머리도 일자로 앞머리도 짧게 일자로 잘랐으니, 클레오파트라 영화 볼 때 여주인공 머리 모양을 생각하면 될거다.
안정되어 있다.
호흡도 평온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 대회에서 더 뛰어난 친구가 우승을 한 걸로 기억난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그녀는 이볼브(Evolv), 노스페이스, 클립 바(Cliff bar), 페츨 그리고 일본의 코카콜라, 올니폰에어웨이즈(All nippon Airways) 그리고 니콘이 후원을 하고 있다.
일본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직 나이가 있으니 다음 파리 올림픽까지 스폰해 주세요.
우리나라 선수들은 얼마나 많은 회사에서 스폰을 할까.
잘 기억이 안나는데, 스폰스가 노스페이스와 LG였던 것 같다.
이렇게 그녀와 오랫만에 해후를 했다.
글을 쓰면서 피천득의 인연 흉내를 낼까말까 고민 좀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