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에 관하여 1 - 일본현지 스시집에서 추천하는 사케는.

카테고리 없음|2021. 7. 1. 20:42

스시와 사케의 조합, 나는 아직 별로이다만 이에 대한 책도 적지 않고 인터넷에서 자료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체로 한국인의 관점에서 썼거나 교과서적인 서술이 많을 것이다.

 

가만있자, 일본 현지에서 일본인들이 스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는 쉽지 않다.

도서관에서 발견한 "동경의 스시통이 되는 책"은 그들의 관점으로 씌여진 이야기이다. 

앞으로 스시에 대해 일본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정보삼아 재미삼아 올려볼까 한다.

그 첫 이야기로 일본 현지 유명 스시집에서 어떤 사케를 추천할까라는 이야기이다.

 

아동 도서관에서 일본어 동화나 한권 읽어볼까 뒤적이다가  "동경의 스시통이 되는 책"을 발견했다.

2006년 일본 주간지 "동경생활"의 별책부록인듯 한데, 그동안 소년소녀들이 눈여겨 보지 않은 듯 하다.

 

'스시통'이라는 말이 일본에서는 그대로 통하는가 보다.

우리에게는 '신뢰할만한 소식통'이니, '일본정보통'으로 익숙한 접미사이다.

조금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지금 보다시피 이 '통'은 한국어가 아니라 왜색용어로 보인다. 일본으로는 "쯔-"로 읽는다. 소식통은 그래소 '쇼소크쯔', 정보통은 '죠호쯔' 스시통은 '스시쯔'가 된다.

 

책의 말미에는 '스시에 대한 기초지식'이라는 코너로 몇개의 챕터가 있다.

오늘은 그중 4, '스시집이 선택한 사케'이다.

 

책에 의하면, 스시는 원래 간식이나 주전부리여서 이를테면 차를 마실 때 곁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점차 스시전문점이 생기면서 당당 주식으로 승격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사케와 함께 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일본에는 수천 수만의 사케가 있다고 한다. 그 중에 여기에는 30여종을 추천하고 있는데, 가격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 술집에서 파는 사케하고 어떤 건 겹치고 어떤 건 쉽게 발견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왼쪽에 '기쿠마사무네'는 우리나라에서 한때 사케를 '정종'이라 불리게 한 원조가 아닌가 싶다.

가운데에 있는 '핫카이산 팔해산'은 일본 사케의 대명사라고도 하고, 일본산악계의 영웅으로 세계 최초로 알프스 3대북벽을 솔로등반한 하세가와 츠네오(長谷川恒男)가 좋아한 술이었다. 그는 한국에도 몇번 와서 등반을 같이 했고, 등반할 때 수통에 물대신에 술을 넣어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사케를 잘 모르기도 하고, 하나하나 일본식 발음을 쓰거나 설명할 필요까지 있을까 싶다.^^

그냥 이런 술이 일본의 유명 사케이고, 언제 사케를 마실 때 그 사케가 이 사케인지 비교해 보는 데에 만족하면 좋겠다.

그리고 다양한 서체의 술이름을 감상하면 좋겠다.

 

'산미'가 어떠하니, 사케 고르는 요령이니 마시는 법이니 하는 건 인터넷 찬스를 쓰시고^^

 

 

중국의 빼갈하고 일본의 사케를 볼때마다 부러운 것이 있다.

그들의 술 이름이 얼마나 다양하고 얼마나 문학적이며 얼마나 다양한 서체로 씌여지는가 하는 점 말이다.

 

우리나라 술인 소주나 맥주의 이름들이나 글씨체에 대해 만족할 이는 아마 많지 않을거라 본다.

대체로 실망스럽다.

그나마 전국에 천여종이 넘을 막걸리는 글씨체가 다양한데, 그것도 예전에 적은 적이 있지만 상투성을 발견한다.

대체로 '걸리'의 ㄹ을 약간 술취한 듯 흘려쓰는 경우가 많다.

 

하단에 '꿈이야기(몽어)'라는 술 이름도 좋고, 호우(친구를 부른다)라는 술도 언제 한번 마셔보고 싶다.

 

술병도 다양하다.

우리나라 소주병하고 맥주병이 회사마다 똑같은 모양이라는 건 재활용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일본은 재활용을 안하는가 보다.

 

어디에서 읽었더라.

술병을 따를 때, 술이름이 적혀 있는 지금  이 라벨 부분을 손바닥쪽으로 감싸안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술을 따르다 보면 반드시 술이 술병밖으로 흐르게 되는데, 이렇게 문학적인 술 이름을 적은 라벨이 젖어 눅눅해지는건 보기 좋지 않으니 말이다. 술공장에서 제일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바로 라벨일 테고 말이다. 

설득력이 있어 나는 술이 미취(未醉)일 땐 이렇게 하려 노력한다.

 

오른쪽 댓병에는 남산(男山)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사케.

 

언제 일본 도쿄 헌책방 거리에 등산서적을 산 다음, 식당에서 이런 사케를 홀짝거리며 한권한권 꺼내어 읽기를 상상한다.

 

저런 사케.

맨 왼쪽은 와인이네.

 

 

이상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사케가 무엇인가라는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코로나 정국에서 일본 갈 기회가 거의 없어졌지만 이렇게 한번 휘리릭 보는 것도 나름 재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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