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에 대해 우리가 미쳐 알지 못하고 있는 이야기.
올 겨울에는 눈이 많으려나. 눈길을 헤치거나 다지면서 길을 뚫는 행위를 러셀(Russel)이라고 하죠.
이 등반용어가 원래 미국에서 나온 제설차 브랜드라는 건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왜 회사 이름을 러셀이라고 지었을까요?
그리고 오늘 그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도 등장합니다.
남이 쓴 외국어 학습기를 읽는 건 꽤 흥미로운데, 김태완 박사가 쓴 "나의 외국어 학습기"도 마찬가지였다.
책의 말미에는 한문, 중국어, 일본어의 번역 실재가 있는데, 일본어로는 너무나 유명한 소설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을 원문으로 소개하고 이어 번역례를 보여준다.
박정희정권의 세례를 받아서일까. 한창 문학에 달아올랐을 시절에도 일본의 소설은 꺼리는 바가 적지 않았다.
그의 글을 하나도 읽지 않았음에도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이름이 익숙하고,
설국의 첫머리도 술술 되내일 수 있는 건 그가 일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일 것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자 설국이었다"
첫구절로서는 최고의 명문이라는 이 문장, 국내 번역본에서도 수많은 이역이 있다고 한다는데,
나는 '국경'이라는 말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 일본의 어느 지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일텐데 왜 '국경'이라는 용어를 썼을까 싶어서이다.
오늘 처음으로 '국경'의 '국'이 일본에서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한 지역과 한지역의 경계를 '국'이라고도 하였다 한다. 나무위키를 보면 더 상세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그래서 김태완은 "경계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눈 세상이었다'라고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곧이어 우리말 번역본을 읽는다면 아래 구절을 만나게 된다.
"제설차 석대를 갖추고 눈을 기다리는 경계의 산이었다."
원문을 보지 않았다면, 제설차에 대해 아무런 의문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원문은 이렇다. "ラッセルを三台備えて雪を待つ、国境の山であった"
제설차에 해당하는 원문은 'ラッセル' 랏세루 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럿셀이다. 럿셀을 일본인들의 발음원칙상 랏세루라고 한다.
재미있는 구절을 만난 셈이다.
'설국'은 1935년 문예춘추 등의 잡지에 연재되다가 1937년 처음 간행되었다고 한다.
이미 저시절 일본의 저명 등산가의 소설에 '제설차'라는 번역어(당시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대신에,
러셀이라는 브랜드 명칭 그대로 씌였고,
산을 모르는 일본인 독자들도 허물감 없이 읽었을 것이다.
러셀의 역사에 대해 한국에서는 어떻게 해설하고 있는지를 검색하니 1997년 중앙일보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 용어는 미국의 러셀회사에서 유래됐다.
1886년 이 회사에서 제조된 제설차를 보고 일본에서 이를 등반용어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옛날,지금은 구글 시대이니 검색을 조금만 해보자. 이 문장이 조금 더 명료해지게 해석될 수 있다.
'Russel History'라는 제목아래
This enterprise was originally established in 1893 under the firm name of J.H. & J.W. Russell,
and its products were manufactured under patents owned by them.
In 1902 the present company was organized, and took over the plant.
라는 문장이 있다.
현재 회사 Russell Car & Snow Plow Co는 1893년 J.H. & J.W. Russell 이라는 회사명으로 세워졌다라고 하고 있다.
특허권 소유자도 그들(Them)이라는 걸 보면, J.H. & J.W. Russell의 러셀은 창업주(형제 또는 부부) 이름인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통용되는 미국의 러셀회사에서 유래되었다는 말은 틀린 건 아니지만, 보다 정확한 내용은 이렇다.
일본의 어느 사전에는 'ちなみに、ラッセル車という呼称は考案者のRusselさんに由来するらしい。'라며,
고안자인 러셀씨에서 유래한다고 하고 있다.
두번째, 일본에서 이를 등반용어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라는 구절도 틀린 건 아니지만, 맥락은 이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은 1899년 경인선을 1905년에는 경부선이라는 대공사를 성공한다.
일본에서는 1872년부터 철도를 깔았다. 일본은 말그대로 설국이었으니, 제설차가 꼭 필요했을 것이다.
러셀차가 언제 일본에 도입되었는지는 검색에 성공하지 못했는데, 일본철도박물관에는
"메이지 시대부터 설국의 각 노선에는 눈과의 전쟁이 계속되어 다양한 제설차가 도입, 개발되었다.라는 내용이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 이를 등반용어로 채택했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에 대한 나의 짐작은 이렇다.
일본인들은 대체로 외국어와 외래어에 대해 호의적이다. '러셀'은 일본 등산계가 아니라 교통계에서 먼저 도입했고, 기차를 즐겨하고 여행을 즐겨한 일본인들은 '러셀'이라는 용어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한편 같은시기 일본의 산악운동은 초창기라서 암벽이나 동계적설기 등반은 성행하지 않았다.
이후 일본 등산계에서는 적설기등반에서 '제설'이라는 용어보다는'러셀'이라는 외래어를 선택했을 것이다.
이상 러셀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였습니다.
역시^^ 우리나라에는 세계 유일의 등산박물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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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治時代以来、雪国の各線では、いかに雪を克服し、安全・安定運行を確保するかが大きな問題でした。雪に対する地上設備とともに、ラッセル・ジョルダン・マックレー・・・さまざまなタイプの除雪車両が開発さ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