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회 뱃지는 과연 남아 있을까요?

카테고리 없음|2021. 8. 26. 23:05

백령회 뱃지 하나는 남아 있을까요?

백령회의 성격이 과연 어떠한지 드러낼 수도 있는데, 그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아래는 이 이야기입니다.

 

왜 손경석은 백령회 뱃지가 있다면서 한번도 세상에 소개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는 평생 1000번이 넘게 신문 잡지에 글을 기고했고요.

산지, 사람과산지 그리고 마운틴지에는 그를 위한 자리가 항상 있었는데 말이죠.

여성동아 1975년 10월호 부록 "수집 취미"입니다.

몇번 이야기했지만, 근대적 의미의 '수집 취미'는, 고려청자 등등  돈되는 것을 모으는 게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개 껍데기, 성냥곽, 라이터 등등 당시 당시 셀렙들(만)의 이야기인데요.

그시절 이런 책을 기획하고 컬렉터와 연결되었다는 것, 대단합니다.

 

동아일보에서 허락만 한다면, 이 책을 스캔 뜨서 모든 분들께 소개하고 싶은데요.

내심 생각으로는 아마 흔쾌히 허락을 할 거라 보고, 언제 기회가 된다면 컨택을 해 보고 싶습니다.

등산 관련해서는 두개의 꼭지가 있습니다.

좌측에 '산악페넌트. 세월이 새겨진 감회가'는 지리 연하반의 우종수 선생님의 글입니다.

우측의 '뱃지, 스키와 산의 회상, 서랍에 가득'은 손경석 선생님의 글입니다.

 

참고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산악회인 연하반, 지리산악회의 뱃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지리산 답지 않게 생겼네요^^. 

 

돌아와 손경석의 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또 하나 아주 소중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1930년대의 우리나라 산악운동의 선구단체인 백령회가 만든 금강산 등행회(登行會) 뱃지이다.  어느 해인가 우리나라 등산사의 자료를 수집하는 마당에 그 소중한 은뱃지를 얻게 된 것인데, 그 당시 만든 20개 중의 하나라는 귀한 것이었다.

 

백령회가 만든 금강산 등행회 뱃지 20개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요.

백령회 회보모음집인 '백령'에는 1943년 금강산을 갔다고 하는데 그때 즈음의 일일거라 봅니다.

그때 백령회 회원 10여명과 동참했던 일반인들을 합치면 20명 정도 될 듯 합니다.

(그나저나 공출이 횡행하던  시절에 은뱃지라니....)

 

뱃지라는 게 워낙 소품이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는 오직 손경석만 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2003년 산악문화사에서 '속 회상의 산들'이 나오는데요.

여기에도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같은 내용인데, 여기서는 뱃지가 50개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1977년 교육신보에 실릴 당시에는 20개라고 하고 있습니다.^^

아마 20개가 맞을거라 봅니다. 

 

2003년 손경석은 일제에 맞서는 백령회라는 서사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뱃지가 20개라는 건 좀 작아 보여서 50개라고 했을거라 봅니다. 1970년대 젊은 손경석은 아직 본격적으로 근대등산사에 천착하기 전이었습니다.

1943년 일본이 궁지에 몰리던 험악한 시절, 금강산을 50명이나 갈 수는 없었을 거라 보입니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그런데 놀라운 건 여기서부터입니다.

손경석은 자료자랑을 많이 하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왜 손경석은 평생 이 뱃지를 소개하지 않았을까요?

 

짐작에는 분명히 그는 갖고 있던 걸로 보입니다. 뻥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랑(!)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뱃지에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는, 보아서는 안될, 글자 ㅁㅁㅁㅁㅁ가 새겨져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봅니다.

음..........

 

저는 손경석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몇해 전 자택을 찾아 뵌 적이 있습니다.

이게 너무 궁금하여,  서재 오른쪽, 뱃지를 넣어둔 서랍을 요청하여 열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도 부족하고 해서 애석하게도 그만 못찾고 돌아왔습니다.

 

이 글의 말미에는 "언젠가는 산악박물관에 뱃지들을 주겠다고 다짐하면서"라고 끝맺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말은 그대로 성취되었습니다.

현재 이 뱃지 컬렉션은 속초 산악박물관에 그대로 기증된 걸로 추정됩니다.

언젠가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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