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랑고에게 물었다 2.

카테고리 없음|2021. 9. 8. 23:41

2000년대 클라이밍 관련 블로깅을 열심히 할 때, 트랑고를 가까이 했습니다.

그때 직접 물었던 것, 누군가 물었던 것을 저장해 놓았는데, 그 중 몇개를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트랑고에게 물었다" 올해 봄에 올렸는데, 이번에는 트랑고에게 물었다2입니다.

트랑고가 우리 곁에 얼마나 가까이 있었고, 얼마나 다정한 친구였는지를 보여주는 예가 되겠습니다.

 

 

2010년대 초에 업데이트된 작금의 트랑고사 홈페이지에는 스스로 "산악인의 자일 파트너"라고 선언한다.

 

클라이밍 정보는 넘쳐난다(고 말하고 싶지만 글쎄다.)

유튜브에도 적지 않다.

그러나 누군가는 특히 초심자는 우리의 파트너 트랑고에 묻고 싶을 것들이 없지 않을 것이다.

유저가 아니라 엔지니어에게 말이다.

시험이 '출제자의 의도'를 알아야 고득점 합격하는 것처럼,

'제작자의 의도'를 아는 건 그 장비를 제대로 사용하는 하나의 비책이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보 공유의 장은 커녕 고객 게시판도 없다.

클라이밍이 위험하다는 편견이 있는만큼 이것저것 궁금한 사항이 많은게 또 어디 있을까.

만약에 트랑고 제품에 의문이 생기면 1:1 이메일 문의로 해야 한다.

게다가 고객들의 의견이나 질문 그리고 피드백은 단 하나도 노출되어 있지 않고 철저하게 감추어져 있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다.

트랑고에는 묻고 답하기가 있었고, 글들의 조회수는 엄청났다.

아래는 "안전벨트에 로프 묶는 안전한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2005년 경 트랑고에 있던 글이다.

글로벌(hee-73@hanmail.net )  님의 문의에  심.. (girugi2000@yahoo.co.kr )이 답변을 올린 것이다.

 

 

클라이밍계에 소중한 것은 '사이좋은 소통'이 아니다.

'열정'이랄까 '열정과 정보의 공유'라고 할까 그런게 아닐까 싶다.

클라이밍 장비는 클라이머들의 '뜨거운' 중심이다. 파문의 핵심이다.

나는 트랑고가 '다시' 그 중심에 위치하면 좋겠다. 중심이 아니라 곁에 있는 친구가 되면 좋겠다.

 

아래는 2005년 그때 그시절의 글.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안전벨트에 로프 묶는 안전한 방법 

 

궁금한 점이 있어 문의 드립니다. 
암벽등반을 할 때 주위 등반자들을 보면 안전벨트의 빌레이 고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선등자를 보면 허리 벨트과 허벅지 벨트를 함께 로프로 묶어 사용하더군요.. 
물론 추락시 안전상의 이유겠죠.. 

그리고 후등자를 보면 허리 벨트와 허벅지 벨트를 잠금 카라비너로 연결하여 로프를 카라비너에 클립하여 사용을 많이 합니다.. 
심지어는 데이지체인도 허리벨트 고리와 다리벨트 고리를 함께 묶어서 사용하는 등반자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안전벨트의 빌레이 고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편하게 이렇게 사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걸 보면 빌레이 고리의 목적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 거 같더군요..
 
알고 있기론 본인이 갖고 있는 안전벨트를 예로 들어보면 허리벨트와 다리벨트의 하중강도는 10KN이고 빌레이 고리의 하중강도는 16KN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로프를 빌레이 고리에 묶든, 카라비너를 빌레이 고리에 클립하여 사용하든 빌레이 고리의 안전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왜 빌레이 고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요? 추락시 파손에 대한 의심일까요? 아니면 제조회사마다 사용방법이 틀린 것 인가요?

- 글로벌 (hee-73@hanmail.net )  

 

이라는 의문에 아래와 같이 다른 클라이머가 자기의 답을 달았다.

 

1.안전벨트에 있는 빌레이고리는 말 그대로 빌레이 기구를 연결하여 빌레이하는 것과 하강기를 연결하는 것이 주된 용도입니다.즉 로프를 빌레이고리에 연결하는 것을 거의 모든 제조사가 권장하지않습니다.  

2.안전벨트에 로프를 연결하는 -현재 클라이머들이 사용중인-방법중  좋지않은 순서로 나열하면  

× 허리벨트와 다리벨트에 카라비너를 끼워 로프를 연결한다 :카라비너가 열리거나 파손될 확율이 크다  

△ 빌레이고리에 카라비너를 끼워 로프를 연결한다 :백업,연결 매개체 최소의 개념에 불리.부득이 로프의 중간을 매야하는경우 잠금카라비너 2개 사용  

○ 허리벨트와 다리벨트에 로프를 직접 연결한다(8자되감기 혹은 이중보울라인) :실제로 많은 추락을 경험하는 스포츠루트 클라이머들은 절대적으로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심.. (girugi2000@yahoo.co.kr ) 

 

라고 기러기님은 답을 하고 있다. 나는 월간 산을 보다가 그가 누군지 알아 냈다.^^

 

 

클라이밍은 몸과 마음을 데이게 하는 앞뒤없는 열정, 남에게 감염시키는 뜨거운 정열이다.

매일매일 열정에 휩싸여 궁금한게 샘솟는 초보 클라이머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그들의 다양한 의문이나 의견을 개진할 장이 지금은 없다. 

메아리도 없다.

 

다들 그래도 괜찮은지요? 문제없는지요?

괜찮다고 하더라고 솔직히^^ 그때가 더 좋죠?

그런 공간이 있는게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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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얼마전부터 페이스북을 하고 있지만, 아무리 보아도 작금의 SNS는 '소통'에 방점을 찍는 듯 하다.

'정보의 창출과 공유'는 어떻게 가능할까?

클라이밍은 절대로 혼자서 시작할 수 없다. 

서로에게 의무가 있다. 그래서 산악'계'라고 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배웠듯이 다시 누군가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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