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기념 책갈피를 국내 최초로 소개합니다.

장비의 세계|2019. 11. 6. 22:15

 

정통학계에서는 '최초 발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모르겠다.

큰 물꼬를 트는 경우야 엄밀해야 할 것이나 소소한 것을 말할 때는 또 다를 것이다. 

오늘 소개할 금강산 기념 책갈피는 적어도 인터넷에서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다고 해도 좋다.

 

다짜고짜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는 건 주인공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교양삼아 관련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이뮤지엄(e뮤지엄)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전국의 박물관 소장품을 검색하는 곳이다.  현재 참가하는 박물관은 251개, '공개'하고 있는 소장품수는 모두 1,456,045점이다.

 

금강산에 관한 소장품은 어느 정도로 공개되어 있을까?

 

 

 

금강산에 관한 건 총 1,684점으로 전체 소장품 1백45만점 중에 0.1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에 1,034점이나 있는 건 금강산과 가까워서이기도 하겠지만, 강원도DMZ박물관이라는 곳에서 본격적으로 금강산에 관한 아이템들을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맨 아래 재질을 보면 종이가 1,518점으로 전체 공개된 물품 중에 90퍼센트를 넘는다.

종이로 만든 건 무엇이 있을까?

물론 화첩이나 병풍 등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바로 이거다.

 

 

대부분은 금강산 관광기념 사진첩과 금강산 기념 사진엽서이다.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엽서가 주종인 까닭은 일제시대때 금강산이 국가대표 관광명승지였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기념품으로 사진엽서가 엄청난 양이 발행되어서이다.

 

국내에서 이렇게 많이 수집했을리는 없고, 일본에 건너가 싹쓸이 하듯 수집한 느낌까지 든다. 한국에서는 장당 최소 몇만원에 거래되지만, 일본에서는 10장 또는 12장 세트가 한국돈으로 그정도인 걸로 보인다.

 

 

책갈피는 엄격히 말하자면 책의 낱장과 낱장사이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책갈피는 원래 서표(書標)라고 해야 한다. 서표로 검색하면 18건 책갈피로 하면 총 42건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그것들도 주목할만한 책갈피가 아니다.

다만 수원시 박물관에서 책갈피라고 한 6점의 제목이 "조선총독부철도국 증정품, 수원 화홍문, 해금강을 소재로 지은 시와 그림'이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어쩔꺼나. 이렇게 실물을 공개하지 않으니 아쉽다.

 

 

 

해금강을 소재로 한 '시와 그림'이라니, 이런 방식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만약에 이렇다면 막상 공개된다 하더라고 '사진'이 아니라 관심을 가질 것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이정도  등산박물관에 들어온 금강산 기념 책갈피 2개를 보자.

 

 

(요즘은 보기 어려운데 거리의 약장수가 약을 어떻게 파는지 아는 분은 알거다.

결과가 변변찮으니 계속해서 능청스럽게 시간을 끈다.)

 

 그 전에 잠간 책갈피 봉투부터 보자.

족히 100년은 되어 가는데 색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건물이 차곡차곡 쌓여진듯 채색된 금강산 보덕굴 좌측으로 조선 금강산절경'간'이라 적혀 있다.

간(栞)은 한자로 표시할 간이라는 뜻으로 한국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시오리'라고 읽으면서 지금 우리가 말하는 책갈피, 서표()의 뜻을 갖는다.

동시에 안내서 입문서 등의 뜻도 함께 갖고 있다. 산과 관련해서는 깊은 산을 통과하면서 표시를 하기 위해 나무를 꺽어 놓는 일이라고도 한다.

 

 

뒷면이다.

일반적인 편지봉투처럼 생겼는데, 큰 차이가 있다.

풀칠이 되어 있지 않고 그냥 접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일본은 책갈피나 사진엽서집을 풀칠하지 않고 단순히 접어서 파는 경우를 자주 본다.

 

 

원래 총 몇장이었는지 모르겠고 두장만 들어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재질도 일반 종이가 아니라 사진 필름과 같은 것 같다.

 

조선금강산 내금강 망군대라는 이름과 함께 사진이 박혀 있다.

 

묶는데 쓰인 작은 끈도 지금하고 다를 바 없다.

사진의 화질 역시 아주 뛰어나다.

 

 

두번쨰는 내금강 만경대가 들어 있다.

소설가 정비석이 '산정무한'에서 찬탄에 찬탄을 거듭한 만경대가 아니던가.

 

책을 읽는 이라면, 특히 수험생이라면 이 책갈피를 보면서 순간순간 '자세'를 바로잡았을 것이다.

 

이렇게 칼라 사진이 어제 찍은 양 그대로이다.

다른 산과 달리 국제적으로 유명했던 금강산이니 칼라 사진도 제작 가능했을 것이다.

 

책갈피도 적지 않게 팔렸을 것이다. 그러나 워낙 소품이고 사진엽서처럼 컬렉션하기에 정형화 되지 않아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다행히 인연이 되어 눈에 띠었고, 인터넷에서는 최초로 소개할 수 있었다.

 다소 과한 금액을 지불하였지만 이렇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이 봉투에는 서울과 만주의 명소(?) 두장이 들어간  책갈피 2장이 더 있다.

그것과 함께 해방후 등산 기념품으로서의 책갈피의 변천사로 이야기를 이어갈까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