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은 여행에서 어떤 기념품을 사올까요?

우리는 등산을 하거나 여행을 떠날 때 기념품을 대체로 사지 않습니다.

사실 기념품 가게도 없고, 추억을 기념할 그곳만의 기념품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기념품 문화가 사라진게 어떨땐 '분'할 때가 있습니다.

어디를 다녀오건 우리에게 남는 건 '디지털 사진'이라는 허상밖에 없습니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며"

 

이웃나라 일본을 곁눈질 해보면 어떨까요?

그들은 3000m 넘는 산의 산장에서도 뱃지 엽서 등 다양한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산에서도 이럴진대 땅에서는 더하겠죠.

아래는 한 일본인 여자가 일본을 여행하고 쓴 여행에세이에서 이런 이야기를 모셔왔습니다.

 

우리로 치자면 도와 광역시에 해당할 "도도부현"이 총 47개가 있습니다.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는 어느날 한달에 한번씩 이 곳을 여행다녀오기로 결정합니다.

한달에 한번이니 4년이 걸리는 프로젝트이죠.

 

그것도 '혼자서'입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땅이 길쭉하고, 모르긴 몰라도 그네들 여행문화는 우리와 달라서,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 떠나는 산악회 버스나 관광 버스가 없을거라 봅니다.

그리고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라는 책이 번역되었습니다.

 

일본 특유의 글쓰기처럼, 여기서도 가볍게 여행지를 가볍게 터치합니다.

그리고 여행기마다 어디를 다니고 비용은 얼마이고 기념품이 얼마인지 적어 놓습니다.

고맙게도 덕분에 우리는 '글솜씨'가 아니라 일본 여행의 "내막"을 얼마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런 말 하면 김새겠지만, 한국의 산행기와 달리 여행서는 뭔가 제 마음에 안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낯선 곳에서 느낄 과잉의 감정과, 후진국에서 느낄 세상에 달관한 듯한 그 글투와 글솜씨가 말이죠.

그녀는 여행을 갈 때마다 가이드북을 거의 '사서' 모은다고 하고 있군요.

아마 어디건 역전이나 버스정류장마다 판매소가 있을거라 짐작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지자체가 만들어 낸 공짜 팜플렛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해결하다 보니, 유심히 보면 그 팜플렛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별로 없는데 말이죠. 

아니 팜플렛이 있는지 없는지에도 관심이 없죠.

 

이제 그녀가 여행지에서 어떻게 했는지 볼까요.

총 47편의 글 중에 눈에 띠는대로 몇군대를 모셔옵니다.

바로 직전에 "나도 일본어로 생선 이름을 말할 수 있다. 암기 비법"을 한번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죠.

성게는 우니 가리비는 호다테가이^^

 

다자이 오사무 기념관이 있는 지역에 가서 그녀는 자기 선물이라며 책과 민예품을 삽니다.

후타미오키타마 신사가 있는 지역에서는 역시 '자기' 선물이라며 소고기 조림을 삽니다.

음식을  선물로 사는 건 그리 많지 않더군요.

 

아바시리 감옥 박물관이 있는 곳에서는 '자기'선물이라며 클리오네 반지, 가리비 소시즈등을 1000엔 들여 삽니다.

도쿠가와 박물관이 있는 지방에서는 역시 자기 선물이라며 포스트잇을 삽니다. 

대체로 우리돈으로 하자면 5000원에서 1만원 정도이군요.

 

의아한 것은 현지 교통비가 상당히 적다는 것입니다.

시내를 주로 걸어서 다닌다는 건지, 무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버스로 이동한다면, 시내버스나 택시비가 적지 않은데 말이죠.

오미하치만에서는 '내 선물로 사가라키 도자기 열쇠고리'를 사는군요.

지금도 일본에서는 열쇠고리가 기념품으로 여전히 인기가 있는 걸로 보입니다.

가와나베 교사이 기념미술관 쪽에서는 중고식기를 각각 300엔, 400엔에 구입합니다.

 

보시다시피 이 두곳에서는 현지 교통비가 전혀 없습니다.

 

이시카와현에서는 구타니 도자기 접시와 함께 도자기 엽서를 200엔에 구입하는군요.

모리 오가이 기념관에서는 민예품을 500엔에 사고요.

 

엽서. 열쇠고리, 민예품을 아직도 그들은 팔고 사고 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 작가의 글로 견강부회할 수는 없지만, 아직도 '팔고 있는' 가게가 있다는 거겠죠.

 

이곳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가는군요. 5만엔, 6만엔. 

우리나라로 치자면 어느 정도의 돈일까요?

 

여기서는 도자기 접시와 함께 수건. 책 등을 사거나. 민예품. 세공품 등을 삽니다.

 

일본인들은 여행을 하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줄 선물(오미야게)를 사온다더니,

그것도 옛말일까요. 

저자는 '내'선물만 사네요.

오른쪽처럼 기념품을 안 사는 경우도 있네요.

 

 

요약해보자면,

일본에는 아직 기념품가게가 있고, 기념품을 사고 파는 문화가 있는갑다.

 

우리는? 

먹는 거 말고, "해당 지역'의 이름이 박혀있거나. 해당 지역만의 특별한 기념품은 없는 것 같더라.

북한산에 없다. 설악산에도 없더라. 무등산에도 없더라. 팔공산에도 없더라

지리산에도 없더라.

경주 정도에 가면 있더라.

 

이건 좋다 나쁘다 라고 할 문제는 전혀 아니죠.

하지만  여행에 있어서 기념품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있어도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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