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따끈따끈한 설악산 뺏지 3점
2020년대에도 설악산 뺏지가 새로이 만들어지고 있네요.
기존의 뺏지들과 다른 게 곧바로 눈에 띱니다.
극사실적입니다.
총 6점이 한세트라고 하는데, 박물관에 들어온 건 3점인데 하나씩 볼까요.
첫번째는 에델바이스입니다.
바위 절벽에 고고하고 당당하게 피어 있습니다.
에델바이스는 알프스. 고산등반 그리고 설악산의 상징이기도 하여 잘 선택한 소재인 듯 합니다.
에델바이스가 약초였다면 모르겠거니와 그 이전까지는 우리에게 의미가 전혀 없던 풀이었죠.
설악산에서 처음 에델바이스를 주목한 이는 그래서 일제시대 설악을 찾은 외국인입니다.
1950년대 중반 처음으로 문이 열린 설악산을 찾은 대학산악부의 산행기부터 등장합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에델바이스가 널리 알려지게 된 건 그 유명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때문입니다.
1969년 개봉해서 세계적으로 빅히트를 했는데, 배급료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는 2년 뒤 수입개봉됩니다. 개봉되기 전에 이미 레코드로 인해 '에델바이스'라는 노래는 전국적으로 알려집니다. 에델바이스를 말린 건 대표적인 설악산 등산기념품이 되죠.
그러나 불과 몇년이 지나지 않아 설악산의 에델바이스는 수난을 당합니다. 불법채취로 인해 곳곳에서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그러자 인공재배를 성공했으나 아뿔사, 등산기념품 문화가 사라지게 됩니다.
두번째는 토왕폭입니다.
토왕폭의 장관이 극사실적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왼쪽에 토왕폭 좌표도 찍어 놓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GPS를 이용하는 시대를 반영하는거겠죠.
유럽 알프스에도 뺏지문화는 사양길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산장마다 뺏지를 팔고 있죠. 우리도 최소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은 뺏지를 팔면 좋겠습니다.
왼쪽 영어표기도 한번 언급해 보아야겠습니다.
6,70년대까지만 해도 설악은 'Sorak'이라고 표기했습니다.
외국인들은 '소락, 솔악'이라고 읽을텐데,
'설악'을 '솔악, 소락'이라고 입에서 되내여보아도 묘한 울림이 있어 좋습니다.
영어표기는 이 이후에도 두어번 바뀌게 되는데요. 지금은 저렇게 Seorak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그런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강을 '한 리버 Han river'라고 표기했습니다.
설악산도 "설악 마운틴 Seorak Mountain'으로 말이죠.
그런데 최근 문화관광부에서 한강은 '한강 리버' 설악산은 '설악산 마운틴'으로 바꾸어서 '소통'을 중시했습니다.
외국인이 택시타면서 '한리버' 하는 것보다 한강리버라고 하는게 택시기사님에게 훨씬 좋은 거죠.
세번째는 반달곰입니다.
반달곰이 영어로 아시아틱블랙베어 (asiatic black bear)인건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 이 포즈는 외설악 입구 소공원에 있는 것과 똑같은 것 같습니다.
반달곰은 그러나 지금은 지리산하고 더 매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반달곰보다는 산양을 앞세워도 좋을 거라 봅니다.
네번째, 다섯번째, 여섯번째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예전같았으면 설악산의 얼굴마담인 흔들바위가 들어갔을텐데, 지금은 뒷방차지가 된 듯해서 아닐 것 같고,
3점을 염두에 두어 보면 아무래도 울산바위는 들어가 있을거라는 짐작은 드는데, 나머지 두점은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궁금합니다...~~~~
이 뺏지는 그러나 설악산 상가에서 파는 건 아닙니다. 설악산을 사랑하는 분이 그 애정의 표현으로 만든거라고 하네요. 뺏지 문화가 살아나서 이 멋진 뺏지들이 설악산 입구 상가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갖고 있어야 그 중에 몇점은 먼훗날까지 살아남을 확율이 높아지게 되죠.
이 뺏지는 변기태형님(하루재북클럽 대표, 한국산악회 회장)이 제게 준 겁니다.지난 달 설악산 10동지 추모비를 국립산악박물관에 이전하는 행사를 주관하는 자리에서 그분에게서 선물로 받은 거라고 합니다. 이 뺏지는 아무래도 제가 갖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면서, 전담선생님의 사인과 함께 제게 주네요...~~~
책상위에 두고 만지작 거렸는데, 이제는 진열장 안으로 들어가야 할 시간이 된 듯 하여 오늘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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