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취나드 배낭 이름이 '드래곤'이었을까요?

등산의 재구성|2020. 7. 24. 15:25

산악 배낭계에 전설은 취나드 배낭, 드래곤 배낭입니다.

전무후무하죠.


오늘은 왜 이본 취나드가 배낭 이름을 'Dragon 용'이라고 했는지 잡설을 풀어 봅니다.

슬링에는 'Dragon'이 아니라 'Doragon'이라고 했는지도 밝혀집니다. 

잘못 쓴게 아니죠.



7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색감이 좋네요. 

요즘 제일 핫한 파타고니아처럼 그때의 이본취나드도 최고의 품질을 지향했나 봅니다.

아무래도 그가 활동한 곳이 요세미티의 거벽이니만큼, 몇날 며칠 벽에서 홀링을 위해 질긴 천을 사용했겠죠.



디자인은 촌스러워 티라노사우러스같은 용이 빙벽화를 신고 피켈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빙벽화가 10발짜리인지, 12발짜리인지 잘 분간이 안가는데요.

마후라를 휘날리며 보무도 당당하고, 특히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등반에 반드시 성공하리라'라는 결의가 느껴집니다.



보시다시피 그 옆에 친절하게 Chouinard dragon'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왜 취나드는 dragon이라고 붙였을까요?

용은 서양에도 있고요. 동양에도 있어서,

그가 20대 젊은시절 요세미티에서 히피생활을 하면서 동양문화에 심취했을 수도 있을겁니다.

또는 1964년 전후 한국에서 미군생활을 하면서 역시 '용'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중력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는 '용'의 이미지를 차용했겠죠.


동시에 이 명명은 전형적인 '중의'적 표현이라고 봅니다.

dragon은 drag + on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뜻은 '끌어 올리다, 질질 끌다'입니다.

거벽에서 배낭을 홀링한다는 의미 그대로이죠. 

제겐 거벽에도 사용하고, 질긴 천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미국인들도 그럴려나^^) 



그럼 이제, Dragon이 아니라 Doragon이라고 한 이유를 볼까요.

한국인들에게는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세상 일이란게 대체로 진실이 그러하듯이.



슬링에는 영어로 'Doragon'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거 박음질을 잘못한 걸까요? 그런데 모든 배낭이 다 이렇다면, 오류가 아니죠.

이건 dragon의 일본어식 발음 도라곤으로 표기하는 걸로 봅니다.



구글에서 doragon으로 검색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그 유명한 드래곤볼도 일본식 이름은 도라곤볼이 되는거죠.

일본어를 공부하면 알게되는 소소한 재미이긴 하지만 말이죠...



우리는 취나드가 인수봉에 바윗길 두개를 냈기 때문에 우리는 상당히 살갑게 느끼지만,

취나드가 '일본'을 좋아했거나,

아니면 1970년대 당시 일본의 구매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거겠죠...~~~


이상 취나드 배낭 이름에 대해 잡설을 풀어 보았습니다.

제가 배낭을 갖고 있거나 듣거나 읽어서가 아니라 그냥 상상한 것에 불과한 것이지만,

제법 그럴듯하게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검색해보면, 1970년대에 월급이 20만원일 때 24만원 주고 샀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소중히 컬렉팅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외국에서도 상당한 가격으로 매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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