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희귀자료... 일제시대 판매용 사진들입니다.

등산의 재구성|2020. 7. 30. 22:33

금강산 기념품에 관한 자료들은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넘쳐납니다. 그 중에 종이재질로 만들어진 것은 압도적 다수가 일제 때의 사진엽서이고 이런 엽서들은 박물관이 아니라 하더라도 흔히 나돌고 있습니다.  


오늘은 똑같은 포맷이긴 하지만 엽서가 아니라 인화한 사진들을 소개해 봅니다. 

아마 인터넷에서 처음 보시는 분들 많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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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사품과 비교를 해보고 몇가지 형태적 측면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이런 게 사실 더 재미있는 작업이고, 금강산 잡학^^의 교양이 생겨나게 되죠.


* 이하 사진들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외금강 산군에 새롭게 개발된 신만물상 중 천선대(天仙臺)입니다. 똑같은 앵글입니다.

좌측이 사진이고 우측이 사진엽서(이하 엽서라고 함)입니다.

사이즈를 똑같이 해놓았는데요. 사진은 9cm * 7cm이고, 엽서는 14cm * 9cm로 딱 두배입니다.


종이질도 확연히 다릅니다. 사진은 흑백 인화지이고, 엽서는 종이에 프린팅되어 있습니다.

기술적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사진에는 이름을 적는데 그치고, 엽서에는 다소 장황합니다.



사진의 뒷면 모습입니다. 글자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는데요.


판매용 사진은 개인이 찍은 게 아니기에 어디가 어딘지 몰라 명승지 이름을 적어놓아야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금강산 사진들은 모두 앞에 명소의 이름이 적혀있어 뒷면이 좌측처럼 깨끗합니다.

아래에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지만, 이 방식이 대부분입니다.


우측은 앞쪽 사진에 아무런 설명이 없어서라고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DMZ박물관


엽서는 흑백이건 이렇게 채색을 했건, 우표를 붙여 친구들에게 현지에서 엽서를 보낼 수도 있고, 선물로 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우측상단처럼 스탬프를 찍는 게 유행하던 터라 오늘날까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탬프를 찍을 수도 없고, 사이즈도 작은 사진은 무슨 용도였을까요? 


                                     *출처: DMZ박물관



당시 사진기가 있다면 사진을 찍어서 이렇게 파일북에 자기가 간 곳의 사진과 함께 대상지 설명 또는 그곳에서의 감상을 적는 사진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사진기가 없거나 또는 일정에 쫓겨 찾지 못한 곳이 있을 경우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진이 필요했던거죠. 사진은 이렇게 개인적인 용도가 대부분이라 오늘날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사진은 이런 종이 봉투에 담겨서 팔았습니다. 지금 이 봉투는 DMZ박물관 소장 자료입니다.



참고로 포장지에는 벚꽃과 함께 단풍잎이 들어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산에 제일 많이 가는 계절은 가을, 단풍놀이입니다. 단풍놀이는 아쉽게도(!) 일제 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이런게 부끄러운 게 아니죠.


어느 기록에 의하면 일제시대 조선인 고관대작들과 일인들은 10월 쌀쌀한 날씨에 오뎅과 함께 사케를 마시면서 단풍을 즐기기도 했다죠. 지금 우리는 우리는 단풍을 눈으로만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관광활성화를 지향하는 지자체에서는 단풍과 어울리는 시즌 음식, 미각을 개발하면 좋겠습니다.



분단후 이승만 정권때부터 관광입국의 정책이 시작됩니다. 관광지에는 당연히 기념품이 팔려야 하고, 그 처음을 장식하는 것 중에는 이렇게 사진이 있습니다.


일제시대때와 비교하여, 전후 궁핍한 시대를 증거하듯 사이즈가 작고 손으로 긁어 쓴 글씨체입니다. 이런 사진들이 있는 곳이 1세대 명승지이고, 일제때부터 앵글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전후 처음으로 개발된 설악산은 그래서 당연히 없는 걸로 추정됩니다.



e뮤지엄은 2000년부터 전국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유물들을 체계적으로 온라인화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포털 역할이죠. 아쉽겠지만, 디지털화한 건 전체의 1%나 될려나 모르겠습니다.


금강산으로 검색하면 현재 1749건이고, 종이 재질로 된 것은 1577건입니다. 그 중에 사진엽서는 500여개나 되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사진은 이삼십장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여기서 총 11장의 금강산 사진을 보게 되겠습니다.^^ 

대충 금강산 잡학이야기는 그만두고요. 이제 시작합니다.



이하 사진들은 길게 설명을 하지 않을 계획인데요. 이 사진만큼은 언급해야 겠습니다.

비로봉 정상의 모습입니다. 희안하게도 골골이 기암절벽인데, 대청봉은 밋밋합니다. 

설악산도 마찬가지이죠. 대청봉만큼은 밋밋합니다. 


이 사진에서 제일 주목할 '인문현상'은 정상 표목입니다. 금강산은 확인한 바로는 일제시대때 총 3종류의 정상 표목이 있었습니다.



위의 것과 함께 좌측과 우측처럼 말이죠.

각각 언제적 풍경일까요? 오직 등산박물관에서^^ 검증을 했습니다.

해방 이후 현재 정상 표지판은 또 어떨까요?

그 백년의 지난한 역사를 보시려면  --> 여기를 



아래는 하나하나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금강산을 흑백의 즐거움으로 함께 하세요....~



금강산은 일본어로 콩고잔이라고 부릅니다.

금(金)은 킴 또는 콩, 강(綱)은 고, 산(山)은 잔이라고 읽습니다.


우측은 천선대이고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 같기도 합니다.



좌측은 내금강 보덕굴, 우측은 장안사입니다.

장안사는 하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 계속해서 중창되었습니다.

지금도 우측에 뭔가 건물(가건물)을 짓고 있는 중인 듯 합니다.



내금강의 진주담과 만폭동 입구라고 합니다.


외금강의 옥류동과 그 유명한 구룡폭입니다.


이렇게 9매입니다.

당시 판매용 사진의 갯수는 마음대로라서 8매, 10매 12매 등등 다릅니다.

물론 대상은 이렇게 대부분 비슷하죠.


아래 두장은 사이즈가 조금 더 크서 11cm * 7.5cm이고 해금강이 대상입니다.



이건 경치 125이고 '조용한 해금강'이라고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금강산을 놓고서 자그마치 125번째 사진이라니. 

그래서 이 사진이 조선의 명승지를 모두 모은 것 중 하나는 아닐까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우측 상단을 보면 경치163 해금강 삼일포라고 되어 있습니다.

같은 해금강이 이렇게 40장 가까이 되는 걸 보면, 전체 시리즈가 모두 금강산인 것 같습니다.


앵글도 좋고, 언젠가 시리즈 전체를 한번 볼 수 있을까요? 어딘가 분명히 있을텐데 말이죠.







이상 오늘은 금강산 잡학, 관광의 역사에 관한 잡학과 함께 

일제시대때 귀한 금강산 기념품인 사진 11장을 보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유익했거나 심심을 파적하셨다면 바로 아래의 하트 눌러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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