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산서 3권 소개 - 박철암 그리고 백인섭의 책들

등산의 재구성|2019. 10. 22. 16:48

 

 

최근 나왔는데 그 중요성에 비해 별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듯한 산서 세권을 소개해 본다.

 

 

1) 박철암 선생님의 "박철암의 산과 탐험"

 

 

한국산악계도 유럽처럼 금의 시대, 은의 시대 등으로 시기를 구분할 수 있을 거다.  1947년 경희대 산악부를 창립하면서 산에 빠진 박철암은 황금기 이전의 여명기를 담당했다고 보아도 좋겠다.

 

1962년이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정보, 실력 그리고 자본 등 모든 게 전무한 상황에 천둥벌거숭이와 다름 없을 경희대학교 산악회를 이끌고 한국 최초로 히말라야로 떠난다. 다울라기리 2봉(7,751m)에 도전하며 해외 원정등반의 첫 문을 열었다. 의기 하나로  야심차게 추진한 것만 해도 대단한데, 일년 후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의 탐사기"라는 제목의 히말라야 첫 원정보고서까지 발간하며 귀감이 된다.

 

1983년 등산가에서 탐험가로 변신한다. 중국에 병합된 티베트도 한국인 최초로 찾는다. 이후 생의 마지막까지 박철암 선생은 티벳 '깊숙이' 무인구 탐험에 바쳤다. '내 인생의 전부를 쏟아 부었던 무인구!'라고도 표현하는데, 총 5장 중에 1장과 4장 그리고 5장이 이에 해당한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엄두를 내지 못한 길을 간 그의 인생역정은 흥미롭기 그지 없다.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산악인으로서 행보가 담긴 게 2장과 3장으로 양이 너무 적고, 구체적 사실 적시가 너무 간략하다. 한국 초기 등산사를 위한 자료로서의 가치를 생각했으면 좋았을 법 했다.

 

참고로 구글에서 박철암 기념관을 검색하면 그의 인생행보와 사진들 등을 볼 수 있다.

 

 

2) 도봉산 선인봉과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는 전문산악회인 요델클럽의 백인섭 회장이 쓴 산악서

"나의 작은 거산 개척등반기 - 도봉산 편 -

 

이 책은 요델길, 양지길, 허리길, 낭만길 그리고 선인봉을 대표하는 표범길 등 60년대 전설적인 시대에 도봉산에서 꽃핀 개척등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선인봉 바윗길을 한번이라도 올라본 이라면 이 책이 남다를 거라 본다.

 

정말 아쉬운 건 133페이지에 그친다는 거. 원로 산악인이 술자리에서 흔히 하듯 옛이야기를 활극처럼 펼치라는 건 아닌데 너무 짧다. 그리고 제본이 주문제작방식(POD)이라 지질과 인쇄 그리고 제본이 좋지 않다.

 

그래도 서둘러 사야할 이유은 이 책이 정가 6000원이라는 거. 인상하기 전에 구입하시라. 단 구입은 교보문고에서만 가능하다.

 

 

3) 역시 설악산의 여러 바윗길 초등기를 담은 요델클럽의 백인섭 회장의 등산서적.

 

설악산의 숱한 바윗길을 열악한 장비로 그러나 청춘의 뜨거운 피로 오른 그때의 기록을 읽는 재미는 남다르다. 특히 설악산의 바위 능선을 로프를 묶고 오르는 릿지등반을 한번이라도 해본 이들에게 강추한다.

 

아쉬움은 역시 페이지가 232페이지에 불과하고 POD방식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한다는 거.

그래도 위의 도봉산편과 함께 구입해 놓고 한 챕터씩 읽어가는 맛이 적지 않을거라 본다.

참고로 네이버에서 그의 블로그를 검색하면 좋은 화질의 사진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겠다...

 

 

자료로서 가치를 위해 저자에게 도봉산은 큰아이, 설악산은 작은 아이의 이름으로 부탁드렸다

책 제목 '작은 거산'이라는 말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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