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악계 명함들을 기증받았습니다...
제가 주력하고 있는 컬렉션 중에 산악인과 산악계 관계자분들 명함들도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게 그렇듯이 개인에게 명함은 단순히 연락처의 집합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함께 모으면 달라집니다. 모이면 자료가 됩니다.
모아서 '흐름'에 놓고 보면 한국산악계를 보는 작은 틀이 될거라 봅니다. 이 작업은 '언젠가 그 어느날'후학이 하게 될 거고, 지금 저는 모으는 것을 스스로 자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그동안 소중히 모아온 명함의 쓸모가 점점 줄어듭니다. 그래서 그냥 책꽂이에 꽂혀 먼지만 싸이거나, 버리는 분들이 너무 많은 시절이라 마음이 다급^^합니다.
오늘은 최근 기증받은 명함들을 소개합니다.
기증을 해 주신 분은 서울교대산악부 OB 박경이 선배님입니다. 현재 한국등산트레킹 지원센터에 근무하고 있죠. 명함을 통해 한국산악계와 등산계의 일단면을 볼 수 있을거라는 제 생각에 공감을 해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올 봄쯤 김병준 선배님(한국외대 산악부 OB)와 만나 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들고 나간게 명함 컬렉션 중 일부였는데, 그걸 보시고는 영 아쉬움을 표하더군요.
일찌기 7,80년대 해외원정을 하고 대한산악연맹 전무 역을 하면서 전국의 산악인들과 주고받은 명함들이 엄청났다는 거죠. 또 산악계 업무차 해외 출장을 가면서 주고받은 외국 유수의 산악인들 명함도 적지 않았는데, 그 모든 게 사라졌다면서 말이죠. 좋은 기획의 컬렉션이라면서 있다면 기꺼이 제게 주었을 터라면서 말이죠.
이번에 받은 것은 대략 100여장 됩니다. 대한산악연맹, 한국산악회 등을 위시한 중앙과 지방 산악계, 등산잡지사, 전문 산악인들과 산악관계자, 업계 종사자 등등 다양한 베리에이션입니다.
제 기준으로 이렇게 6가지로 분류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모은 것과 겹치는 것들도 일부 없지는 않지만 그게 또 직함이 바뀌기도 하고, 도안이 바뀌기도 해서 그리 많지 않네요. 거기다가 산악계 변방에 있는 저로서는 갖기가 쉽지 않은 명함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서 중동무이하면 좀 심심하니, 그 중에서 몇몇 분들의 명함을 보겠습니다.
좌측 상단의 전민조 선생님은 얼마전 박인식 선배님과 함께 사진전을 연 적이 있습니다. 주제가 '오직 인수봉'이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수십년을 인수봉에 집중하였다고 합니다. 진작에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사진이 다 말해주었다'를 아실 분들 적지 않을 겁니다.
우측상단의 김상훈 교수님은 김근원 선생님의 자제이시죠. 예전에 아시아 황금피켈상 자리에서 뵌 적이 있는데, 김근원 선생님의 사진들은 아직 정리도 다 되지 못한 상태라며 산악계에 아쉬움과 관심을 요청하던게 기억납니다. 저는 그때 디지털화 작업만이라도 하시는 게 어떠냐고 말씀을 보탰죠.
아래 두장은 클라이머들의 명함이라 올려봅니다. 클라임온 코리아의 이성재씨, 오른쪽은 누구일지 한참 보았더니 자하(JAHA)라고 읽히더군요. 압구정동에서 클라이밍 붐을 일으키고 있는 김자인의 오빠 감자하입니다.
좌측 상단의 노페인 노게인의 곽효균 님은 네이버에 그냥 곽효균으로 검색해도 나오죠. 요세미티에 고난도 바윗길을 내고, 인수봉의 명루터 패시길을 낸 분입니다.
나머지 세장은 지리산 관련한 것이라 모아보았습니다. 사단법인 '숲길', 지리산 둘레길과 떼어놓을 수 없는 단체이죠.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의 윤주옥 대표의 명함. 그리고 지리산과 함께하는 유목민은 리본에서 제가 많이 본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근년에 국내외에서 제일 핫하게 산사진 전시회를 열고 있는 사진작가 조명환 선배, 북한의 백두대간을 등산하면서 이름을 우리에게 알린 로져 세퍼드의 명함입니다. '하이크 코리아, 한반도 전역의 등산로'라는 모토가 이채롭습니다.
국제산악계에 그 명성이 자자한 인도의 카파디아의 명함입니다. 히말라얀 저널을 세계수준으로 만든 이죠. 네팔의 셰르파가 운영하는 트레킹회사 명함. 중국을 대표하는 등산잡지 산야의 출판사, 홍콩의 산악인의 명함입니다.
새로 마련한 명함집 600장이 들어갑니다. 언제 이걸 꽉 채울 지 기대됩니다. 스마트폰이 득세를 하면서 명함을 정리해서 보관하는 일은 점점 사양화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명함집을 정리하려 하거나 할때, 이곳을 떠올려 주면 고맙겠습니다.
기존에 모은게 한 1,2000장 될 듯 합니다. 앞으로 내 스스로 1,2000장 모으고, 기증을 받고 해서 5000장 ~10000장 정도 되면 좋겠습니다. 모이면 분명 산악계를 위한 좋은 일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이런 것도 '산악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명함집은 다른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책꽂이에 꽂아두다보면 결국은 사라집니다. 모이면 자료가 됩니다. 먼 훗날 이를 자료로 삼을 후학을 위해 명함집을 제게 보내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제가 잘 모아서 분류하고 보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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