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보살이 술을 권하는 사회.

등산의 재구성|2020. 9. 22. 21:46

부처님이 불음주를 말씀하셨지만, 미륵보살은 술은 권하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만약 그런 내용의 예술작품을 만든다면, 불교계 일각에서 항의를 할 수도 있겠는데요.

한때 이런게 다 두루 원융하게 통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국보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78호와 83호 둘 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단독'으로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보 중에 최고가를 꼽는다면 1,2위를 다툰다고 하네요.


지금 이 작품은 78호를 모사한 것으로 하단에 경주관광기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1980년대 작품으로 추정합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싸구려 얼치기 작품이 아닙니다. 사진을 잘 못찍었지만, 원본의 미소와 자세는 아래의 최순우 선생의 평이 여기서도 그대로 통합니다.


 슬픈 얼굴인가 하면 그리 슬픈 것같이 보이지도 않고, 미소짓고 계신가 하고 바라보면 준엄한 기운이 입가에 간신히 흐르는 미소를 누르고 있어 무엇이라고 형언할 수 없는 거룩함을 뼈저리게 해주는 것이 이 부처님의 미덕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게 관광 기념품의 전신입니다.

상단에는 근엄하면서도 인자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하단에는 오프너가 달여 있습니다.

마치 천상세계와 속세를 상징이라도 하듯 싶습니다.


미륵보살이 술을 권하다니, 

상당히 발칙하면서도 관광지 기념품이라 하니 키치(Kitsch)스럽기도 합니다.

오늘날 이런 걸 만들어 불국사 앞에서 판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는 이런게 그저 무난하게 통용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처럼 극악하게 자기 입장을 관철하려 하지 않고, 적당히 무심하기도 했습니다.



뒷면에서는 부처님이 보이지 않는군요. 

앞과 뒤는 이렇게 천양지차인 경우가 많죠.

마치 제주의 해녀같기도 하고 그냥 여느 병따게처럼 생겼습니다.




병따게에 많은 것을 넣어려 했습니다.

다보탑도 넣었네요. 물론 다보탑 형태로 만든 병따게도 있습니다.

그 하단에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라고 국어와 영어가 병기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국보 또는 종교적 상징을 병따게 심지어 재떨이에까지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담배재를 탈탈 털때마다 어떨 땐 좀 불편하기도 했겠습니다.



그런데 뉴스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국보나 종교적 상징을 병따게와 재떨이에 넣는 것은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니라,

이웃 일본. 나아가 유럽과 전세계에서 공히 발견되더군요.

물론 예수님이나 성모마리아 등 핵심을 넣은 병따게는 아직 본 적이 없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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