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와 2020년대 등산의 큰 차이...그때는 다들 젊었다.
괴질이 유행할 때는 과거로의 여행도 추천해볼만 합니다.
어제는 1894년으로 멀리 올라가보았고, 오늘은 살짝 재미로 1984년으로 가볼까 합니다.
월간 산 1984년 9월호를 사진위주로 넘기면서 새삼 깨달은 바를 알겠습니다.
우리는 그때를 잊어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때는 다들 젊었다는 것을 말이죠.
표지모델은 현대건설 산악회 총무 최만자씨라고 합니다. 제 짐작으로는 북한산 백운대에서 노적봉 쪽을 바라보고 찍은 것 같습니다.
1984년은 월간 산에 변화가 있는 해입니다.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요.
6월호에서 7월호로 넘어가면서 판형이 바뀝니다. 이 판형은 좀 생뚱맞는데요 이듬해인 1985년 4월호까지 유지되다가 다시 돌아갑니다.
두번째, 월간 산이라는 제호가 바뀝니다. 거친 톤에서 부드럽고 곡선이 강조되는 거죠. 아무래도 보다더 대중성일 지향해서라고 봅니다. 등산이 갈수록 대중화되던 시절이죠.
그리고 1984년 여름에서 겨울까지 이때만 표지모델이 젊은 여자들이었습니다.
이제 오늘의 주제인 그때와 지금의 차이를 한번 보겠습니다.
월간 산은 '현장의 눈"이라는 포맷으로 당시 등산안내산악회와 안내버스회사들을 비판하는 기사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 산악회, 안내산악회를 바라보는 눈하고 똑같습니다. 한마디로 무책임하고 상술이 심하다는 거죠.
요는 "한여름 피서객 수송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이라는 구절입니다.
피서객 수송을 어떻게 했을까요?
바로 이렇게 했습니다. 경남여객이 "홍천"행 전단지를 붙이고 손님들을 태우고 있습니다.
승객들은 가족용 대형 텐트와 야영준비를 한 짐들이 수북합니다.
서울에는 저런 시절이 있었군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시골에서는 바캉스나 피서라는 개념을 몰랐으니까요.
저시절 우리네 어머니들은 어린 아이들을.
그리고 젊은 남녀들 역시 땀흘리며 버스로 피서여행을 다녔습니다...
가족산행이라는 제목의 화보가 있습니다.
제목은 가족산행이지만, 8월 산행과 계곡여행의 여러 모습을 담고 있는데요...
친구들하고 가족의 피서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남자는 텐트에 침낭에 먹거리에 올록볼록 그러고도 부족하여 손에다가도 두 봉다리를 들고 갑니다. 여자는 앞에 어린 아기를 안고 또 손을 잡고 가고 있네요.
이런 시절이 있었군요.
지금은 전국 어디서건 이런 뒷모습 절대로 볼 수 없는 장면 같습니다.
아래 청춘 남녀의 산행. 야영 모습도 지금은 절대로 볼 수 없는 장면일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캠핑가는 연인들 절대로 없을 겁니다.
차에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오토캠핑이라면 모를까.
요는 가족이거나 연인이거나 할 것 없이 산에 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젊은 사람들이라는 거.
사진기자가 일부러 이렇게 찍었을 리 없다고 생각들 하실겁니다.
지금은 산을 찾는 이들이 가족 단위도 아니고요. 어떤 애가 산에 갈려 하나요.
젊은 친구들, 젊은 연인들도 대세가 아닙니다.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 친구들끼리 가는 게 더 흔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은 슬픈 일일 수도 있는데요.
이 사진에 등장하는 20대들이 2020년 현재 산에 가는 주류가 아닐까 싶어요.
그때는 젊은 친구, 젊은 연인끼리 가족끼리 지금은 늙은 친구끼리,
그때는 특별한 날을 잡고 장을 봐서 지금은 별로 갈데도 없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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