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적멸보궁. 1950년대부터 사진으로 보는 변화상

등산의 재구성|2020. 9. 28. 23:56

오대산 적멸보궁.

오대산의 힘이죠.


오늘 오대산 적멸보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1958년, 1970년 그리고 오늘날 사진을 비교해서 볼까 합니다. 일제시데 사진은 찾을 수 없어 아쉽습니다만.

국립산악박물관의 긍정적 존재 이유 중 하나. 

끊임없이 과거를 호출하여 이렇게 자료집을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는 거죠.

2018년 "이화, 산에서 피다"라는 제목으로 1950년대 이화여대 산악부의 등반과 탐험 사진을 세상에 소개해 주네요.



이 사진은 1958년 오대산이라고만 적혀 있고 어딘지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대원들이 배낭도 없이 눕거나 앉아서 여유로이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보면 이곳이 여느 쉼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 너머로 두그루 나무가 있고요. 그 너머 위엄있는 사찰이 있습니다. 어딜지 궁금했는데요.


1970년 10월 22일 오대산 상봉 적멸보궁이라고 적혀 있는 사진 한장을 소장하고 되었습니다.

단청이 되어 있지 않는 모습입니다. 왼쪽에는 나무 한그루가 보이고 이쪽은 비탈져 있네요.


지면의 차이만 빼고 보면 건물이 뭔가 똑같아 보입니다. 문과 기둥의 단청 그리고 지붕 모양까지 닮았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이화여대 산악부가 허투루한 곳에서 사진을 찍었을 리는 없고, 이곳이 아닐까라는 심증이 계속 강해지네요.



2016년 적멸보궁의 모습입니다. 자연석을 이용하여 돌계단을 만들었군요.


단청이 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앞쪽에 나무가 그대로 있습니다.

별 대수롭지 않은 관목인 듯 한데요.번듯한 나무로 갈아치기를 할 수도 있었겠는데요.

스님들이 그대로 두고 있는 건 감동적입니다.



2018년 적멸보궁이 보물이 된다는 뉴스와 함께 실려 있는 사진입니다.

불전함이 놓여져 있고, 계단이 매끈한 화강암과 해태라고 해야 하나요. 새롭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고 그 옆에 나무는 그대로 있습니다.



같은 시가 하늘에서 찍은 적멸보궁 사진입니다.

돌계단이 매끈한 돌들로 새로게 바뀌었군요. 

너무 단정하게 다듬어 놓은 게 좋은건지 아쉬운건지 모르겠습니다.


앞에 매장도 있고요. 그 뒤에 지저분하게 물건들이 방치되어 있는 건 좀 보기가 그렇네요.



이제 1958년 여름의 오대산 적멸보궁을 보겠습니다.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지고, 이곳이 깊고 높은 산임을 알겠습니다. 

부처님이 계시는 적멸보궁임을 알겠습니다.


저는 10여년 전에 가본 적이 있는데, 새벽에 정신없이 올랐다가 내려와서 제대로 기억이 안납니다. 이랬을 거라고 상상을 합니다.



------------------------

이화여대 사범대 산악부는 1955년 해방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산악회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1956년 덕적군도 학술답사를 시작으로 겨울 가야산. 이듬해는 제주도 하기 학술답사. 적설기 속리산, 1959년에는 하기 설악산. 동기 태백산. 1960년에는 동기 가야산과 팔공산을 1962년에는 동기 설악산을 찾습니다.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 비경의 산하를 본 그들이 부럽습니다.


산악부를 대표하는 전승조 선생님은 지금도 살아계시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 분 뿐 아니라 다른분들도 아직 사진을 많이 갖고 계시겠죠. 이 사진집에 실리지 않은 더 많은 사진들을 디지털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