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대한산악연맹은... 손중호는 이러면 안된다.
페이스북에서 21대 대한산악연맹 회장 선거가 있는 걸 보았다.
그 중에 손중호의 선거 포스트를 보았다.
강석호 호보의 공약은 어떤지 모르겠다만, 정상화되어야 할 대한산악연맹과 멀어도 한참이 멀다.
선거권이 없다만 탄식을 금할 수 없다.
대한산악연맹은 내 돈(시민의 돈)을 받는 단체다. 따라서 누구나 품평을 할 수 있겠다.
한국트레킹지원센터 이사장 손중호의 출사표이다.
그는 인품이나 성정이 뛰어나 많은 이들에게서 존경을 받는다는 진작부터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브루투스처럼 산악계를 더 사랑하여 이런 품평을 드림니다.
상세한 공약은 따로 있겠다만 그중 그가 간곡히 말하고자 하는 출사표는 포스터에 있을 것이다.
첫번째는 '산악인'을 향해. 두번째는 '등산동호인'을 향한 것이다.
둘다 그러면 안된다.
나는 강석호도 모르고 손중호도 모른다. 그래도! 시민으로서,
나름 '산악계'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있고, 이인정 전임회장의 공'과'를 논할 수 있다.
손중호는 이인정이 낳은 문제와 현제의 문제를 깊이 고민했다면 이렇게 하면 안된다.
출사표를 보면 뭔가 안타깝다.
전문 산악계가 느낄 '안타까움'과 '화합과 통합'이 무언지는 잘 모르겠다.
허나 전문 산악계를 향한 듯한 총론이 무난한 이야기끝에 겨우 하는 각론의 시작이
"스포츠(아이스) 클라이밍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조직을 스포츠클라이밍의 중요성에 맞게 재정비하여 스포츠 클라이밍의 위상을 높이도록 하겠다'
이다.
대한산악연맹이라는 이름은 '대한'과 '산악'과 '연맹' 이라는 세개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스포츠 클라이밍-여기서 말하는 스포츠클라이밍은 경기등반을 말할 것이다-은 어디에 포함될까?
월드컵도 있고 올림픽에 나갈 세계최고의 선수들이 다행히 한국에 있으니 '대한'에는 포함되겠다.
그런데 말이다. 20살 전후의 어린 선수들에게 과연 대한산악연맹은 날개를 달아줄 백마일까?
대한산악연맹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경기등반국가가 되는데에 앞으로도 큰 노릇을 할까?
대한산악연맹이 없으면 경기등반계가 큰일이 날까?
선수 개인의 성취와 조국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늙은 아재할배들의 대한산악연맹이 아니라,
경기등반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경험이 풍부한 젊고 혁신적인 조직이 훨씬 나을 것이다.
지난한 60년 세월동안 키워온 '산악'과 '연맹'은 어디에 갔을까?
헐벗은 시절 산악계를 키운 분들이 꿈꾸던 '산악'과 '연맹'이 15m 인공 암벽일까?
아니면 고산 설벽일까?
손중호가 꿈꾸는 대한과 산악과 연맹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견지해 나가야 할 깃발이 무엇이고, 애초 우리가 만났던 심봉은 무엇일까?
그놈의 협회들, 위원회들. 그놈의 시도연맹들,. 그놈의 수익사업. 그놈의 스포츠클라이밍 대회들...
다들 선거권을 갖고 있는 이들을 향한 구애일텐데....
한구절 한구절 읽어보니 슬프다.
송대관이 네박자에서 말하듯
쿵짝 쿵짝 쿵짜짜 쿵짝 네박자 속에 사랑도 있고,이별도 있고 ,눈물 도 있네
한두절 한고비 꺽어 넘을때 우리의 사연은 가고
울고 보는 인생사 연극같은 세상사
세상사 모두가 네박자 쿵짝 쿵짝 쿵짝 쿵짜짜 쿵짝 네박자 속에
사랑도 있고,이별도 있고,눈물도 있네
산악계도 산에 인생과 사연과 눈물과 이별과 사랑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대한산악연맹은 '산악'을 견인해야 한다.
중심을 잡아야 한다.
비록 10년뒤 스러지고 부서지더라도 '산악'에 대한 지향과 호소가 있어야 한다.
통합과 화합이 아니라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우리 오르지 못할 꿈을 꾸고, 이루지 못할 산을 그리워해야하지 않는가
전임 이인정 회장은 아래와 같은 캐리어였다.
엘리트모임이라는 대학산악연맹 회장을 10년 하고, 전문산악인의 요람인 한국등산학교 교장을 10년하고, 전문산악인들의 기림을 받으며 대한산악연맹회장을 10년 했다.
더 이상 한국산악계를 이끌 핵심이라 할 곳은 없다.
그런데 말이다.
동국대산악부출신으로 마나슬루 원정대장을 맡아 한국 초등을 한 이인정 키드(Kids)가 있을까?
골프계의 박세리 키드처럼, 야구계의 박찬호 키드처럼 말이다.
혼자서 책보다 보니 알 수가 없는데,
화려한 경력의 이인정이 무관의 제왕이 된 지금, 산악계에서 어떻게 회자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의 산악행정과 이른바 산악계 '형님' 노릇에 감사히 여기는 이 누구일까.
10년 뒤에는 아니 20년 뒤 아무런 인연 없는 후배들에게 또 어떤 평가를 받을까.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은 원점에서 왜 '산이 그렇게 좋았는지'부터 돌아보자.
삼가 두려워 하시라.
내 생각은 이렇다.
손중호식으로 하자면, 코로나 끝나면 산악계 좋은 시절 올까요?
청송아이스 재개되고, 올림픽 좋은 성적 내고, 형님아우하며 서로서로 친목도모하면 되는건가요?
젊은 경기등반 선수들은 자기들을 산악인이라 볼까? 스포츠맨(선수)라고 생각할까?
산악계가 키울 소는 무엇이고 그 소는 누가 키워야 할까?
부디 간곡히 말씀드리는데, '산악'의 깃발을 잊지 마시라.
설악과 지리산 알프스와 히말라야 냄새를 잊지 마시라.
그렇게 속절없이 앞뒤없이 청춘을 흔들던 산을, 첫사랑의 산, 청춘의 산을 잊지 마시라.
야속한 세월에 '동지는 간데 없어도 '깃발은 흔들어야 한다'
제발 흔드시라.
그러다 보면 언젠가 '후배들에게!' 좋은 시절 올 수도 있지 않겠나.
또 늙은 신현대가 부르는 '저 산 너머'를 실컷 듣게 되는군
'그리워 저 산을 바라봐'
'저 산 너머'의 쇳소리가 15m벽을 넘어서면 좋겠다.
다음에는 강석호의 출사표를 보고싶다. 아니 보지 않아도 ㅜㅜ
결론: 대한산악연맹은 연면하고 지난한 '산악운동'의 베이스캠프이어야지,
연초에 사업계획서를 짜서 사업을 벌이는게 중심이 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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