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등산학교 개교 2주년 기념식 안내장.

등산의 재구성|2020. 12. 22. 22:28

사과박스 하나를 정리삼아 펼쳤다가 하염없이 시간을 보낸다.

언제 어떻게 이런 것까지 샀는가 싶을 정도로 낯설어(?) 보이는 것들이 있어서이다.

'잡은 고기 먹이 안준다'는 말은 컬렉팅에서도 금언이다.

사는 순간 효용이 급격히 체감하고, 어느 순간 기억에서 사라진게 태반이다.


다시 소개할 기회가 있을까 싶어 한국등산학교 개교 2주년 기념식 안내장을 소개해 본다.


초청장


신록의 철을 맞이하여 더욱 건승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본교에서는 개교 2주년(1974년 6월 15일 개교)을 맞이하여

아래와 같이 간소한 모임을 갖고저 하오니 산행길에 왕림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래

일시: 1976년 6월 27일(일) 하오 5시

장소: 본교 강당(서울;도봉산장)

1976년 6월

한국등산학교 교장 권효섭


한국등산학교 권효섭으로 검색하면 여러 기사들이 나온다.

93세로 천수를 누린 그의 인생사 중 압권은 현역 국회의원이 산악계 중진들과 힘을 합쳐 1974년 사설 등산학교를 개설했다는 점이다. 

2000년까지 교장직을 이어온 힘과 애정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가 교장이던 1994년 소책자이지만, 스무돌이라는 책자를 낸다.


이 책에는 왜 한국등산학교가 태어나게 되었는지 그 안타까운 이야기, 안광옥 선생 등과 이루어낸 창간의 지난한 이야기와 열정과 젊음 그리고 헌신을 함께 했던 강사진을 읽으며 한참 시간을 보내게 된다.


책에는 개교시 관련 자료들을 '원본'형식으로 싣고 있어 자료의 가치도 뛰어나다.

설산장, 에델바이스, 레드페이스. 도피나, 알프스빌라 등등 당시 개교시절에 힘을 보탠 광고주들의 이름도 반갑다.




1997년 역시 그가 교장이던 시절 "둥지를 떠나면서 남긴 사연"이라는 책을 낸다.

최종학력을 한국등산학교라고 하는 영광스러운 이야기도 있지만, 등산학교는 클라이밍에 첫눈을 띄게 해준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역할이 있다. 이 책은 마치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 송사와 답사를 하는 애틋함도 느끼게 한다.



그리고 1999년 역시 그가 교장이던 시절 '사반세기"를 낸다.

이 책은 이십주년을 기초로 하여 덧보탠 것이다.


한국등산학교는 그로부터 다시 20년이 흘렀다.

더 화려해지고, 더 다듬어지고, 더 수승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과문한 탓이겠는데, 한국등산학교의 역사를 담은 책은 발간되지 않고 있다.


오십년사가 기다려진다.

한등 오십년사는 기존의 산악회나 산악단체의 역사서와 좀 달라지면 좋겠다.

도약기로부터 황금시대라는 일직선적이고 단선적인 서술 일변도에서 탈피하면 좋겠다.

에코클럽 60년사와과 양정고 90년사처럼 초기자료를 그대로, 그 시절을 증거할 '생것' 그대로 해서 부록으로 만들어 후학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

그게 등산학교스럽고 다른 산악회와 단체에게 선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산서회도 이제 문자메세지로 월례회 모임공지를 바꾸는 과정에 있다.

한국산서회와 대한산악연맹은 아직은 소식지를 보내고 있을 것 같은데, 그 마지막은 언제가 될까.

지인을 통해 그 소식지, 공문들을 컬렉팅하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아 아쉽다.

누군가는 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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