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등산이 들어가 있는 오래전 초등학교 문제집입니다.

등산의 재구성|2020. 1. 3. 12:23

무언가 마음 깊이 품고 있는 게 있으면 그게 인연의 씨앗이 되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한달여 만에 같은 포맷의 등산 장면이 담겨 있는 초등학교 관련 자료가 제게 온 걸 보면 말이죠.

 

 

11월 1일에 도봉산 등산이 들어가 있는 초등학교 노트(좌측)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소장한 건 몇년 전인데, 이번에 소개를 한 거죠. 등산의 세팅이 자연스럽고 환한 걸 보면 의류회사나 출판사에서 광고용으로 찍은게 아닐까라고 추측하고, 언젠가 다시 만날 것 같은 직감이 든다고 했는데, 한달이 채 지나기 전에(지금 두달이 지났지만, 한달 전에 구입한 거라서) 그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표준 학력교사 5학년 2학기 총정리 문제집인데요. 계속해서 수장고^^에 있었다면 생겨나지 않을 일인데요. 인연이 인연으로 이어지는 놀라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아전과, 표준전과는 알아도 백상문화사는 처음인 듯 합니다. 표준전과를 만든 곳이 백상문화사였을까요? 백상은 당장 생각하몀 백상예술대상과 한국일보를 창간한 백상(百想) 장기영이 떠오르네요. 저시절 베이비붐시대에 학습지 출판사를 운영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이것만 있다면 이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데, 자료는 역시 모여야 자료가 되는 법입니다.  아쉬움은 맨 뒷장이 떨어져 나가 언제 만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뭐 이것도 곧 드러나리라 믿습니다.

 

다음페이지를 보면 '이 문제집을 보면 공부를 잘하게 되고, 그러면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칭찬을 받는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부모님 칭찬이야 지금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공평'을 지향하는 요즘에는 선생님 칭찬은 그리 많지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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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역쪽에서 출발했으니 이곳은 아무래도 천축사와 망월사 사이가 아닐까 싶은데요. 상전벽해가 된 지금 정확한 위치를 비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도봉산 매니아가 많기에 이또한 못 풀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공책에서처럼 선생님은 항상 우리가 나아갈 바를 가리키고 있군요. 아이들 얼굴은 시골 아이들이 굳어 있는 얼굴로 졸업식 사진을 찍는 거와 달리 모두 밝고 이런 데에 익숙해 보입니다.

  

 

저멀리 중랑천이 한가롭게 흘러갑니다. 그런데 물색깔은 상당히 탁해 보이네요. 의정부쪽에 난립해 있던 가죽 피혁 공장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쪽으로 수락산 끝자락이 살짝 보입니다. 아파트는 눈에 띠지 않고, 여기저기 시골 면단위 규모의 촌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1960년대 노원에 대해서는 소설가 황석영이 '별바라기'에서인가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거의 원시시대에 가까웠죠. 이 책이 1970년대에 만들어졌다고 친다면 이 친구들은 지금 50대 중후반에서 60대 초반일 겁니다. 한세대가 지나기기도 전에 저 들판은 '다른 나라'나 마찬가지가 되었습니다. 항차 이럴진대, 100년 전이 어떠했는지는 갈수록 모르겠습니다.

 

 

스캔기술이 없었더라면 눈치 채지 못했을 일인데요. 빨간 지붕의 건물 두채와 저만치 개발 중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남아 있을까요? 이 생각을 하다보니 여기가 어디인지 더 궁금해지네요. 산능선의 모양새와 점점이 있는 바위들을 염두에 두면 맞출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상, 1970년대 우리네 등산 풍경이 그것도 도봉산이 들어있는 문제집과 공책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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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추억이 돋는 - 물론 잊어버렸겠지만^^ - 그때 그시절 5학년 문제를 풀어볼까 합니다.

미술과 국사인데요. 제법 재미있네요. 앞으로도 심심풀이 삼아, 또는 치매^^방지 삼아 한번씩 올려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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