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고기다리던 공책 한권... 설악산아 내 너를 기다렸으니.
초등학교 학용품에도 등산과 관광은 깊숙히 들어와 있었습니다. 노트, 연필, 파레트, 지우개, 물감, 가방 등 끝이 없습니다. 모아보면 분명 학교앞 문방구와 다름없을 것 같습니다.
노트 중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놈이 들어왔습니다. 아래는 그 낭보^^를 전해 드릴까 합니다.
그동안 등산과 관광이 들어있는 수많은 공책을 수집해 왔습니다. 그런데 얼굴마담이 없어 항상 아쉬웠죠. 제가 생각한 공책의 얼굴마담은 설악산, 그 중에서도 흔들바위였습니다.
설악을 대표하는 건 그때그때 시대상황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지금은 환경 생태가 주이니, 산양이 차지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6,70년대는 달라도 한참 달랐습니다. 심지어 케이블카도 아닌 흔들바위였습니다. 솔깃한 게 없던 시절이라 대중은 흔들바위를 궁금해했고, 그에 이끌려 흔들흔들 버스를 타고 몰려들었죠.
이게 흔들바위 포맷의 전형입니다. 흔들바위가 있고, 몇사람이 흔들고, 앞에는 계조암의 석등(나무 기둥에 조성된-이 있고, 저멀리 침봉이 있습니다. 흔들바위를 미는 이는 빨간옷은 선생님인 듯 하고, 흰옷의 두명 소녀는 중고등학생이겠죠. 연출사진을 하려 했을 텐데, 맨오른쪽 여자는 얼굴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빨간잠바에 빨간 운동화. 빨간색을 좋아했던 시절입니다.
표지에 흔들바위가 들어가 있는 공책을 갖게 되어, 학용품에 있어서 등산기념품도 기본세팅을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재미로 몇몇 장면을 볼까 합니다. 상단에 새마을노~트라고 했으니, 분명 70년대 공책이겠죠. 그런데 사이즈가 상당히 작아 당시 교과서만합니다. 노트의 사이즈에 대해 더 공부해 보아야 할 일이지만, 짐작해보면 새마을의 기치아래 '물자 절약'의 의도로 이렇게 작게 만들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요. 상단의 제단한 선도 정확하지 않고 지질도 상당히 조악한걸 보면 말이죠.
이 설악산 흔들바위는 일신노트사에서 새마을 노트 No21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다른 표지에는 등산관광이 담겨 있는 걸로는 경복궁 등 고궁과 당시 화제의 중심에 있던 워커힐 호텔 등등이 있더군요. 이참에 다 구입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함께 구입한 No7은 서울 경복궁이군요. 저는 경복궁에 별로 가보지 않아서 정확히 어떤 곳인지 알 수 없지만, 앞쪽의 정원 조성이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이 시리즈 안에는 아무래도 팔만대장경의 해인사와 국보가 많은 속리산 법주사가 있을 거라 짐작되는데, 언젠가 세월이 그리 오래지 않아 확인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뒷면입니다. 뒷면은 공책 두권 다 똑같습니다.
상단은 세계지도와 우리나라가 있고, 태극기 십원짜리 동전 그리고 대한민국 우표가 있네요.
재미있는 것은 상단의 세계지도가 상당히 '비애국적'스럽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당당히 세계중심이 아니라 극동에 배치해 놓고 있습니다. 70년대 대통령과 공무원들은 이런거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그런데도 시리즈를 내도록 승승장구했을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이런 실수를 하면 SNS에서 난리도 아니죠.
이게 초등학교때 제가 교실 앞쪽, 칠판의 우측에서 보던 지도입니다. 그때 나는 무엇을 보았는지 몰라. 미국을 보았을까? 대륙을 보았을까? 아니면 태평양을 보았을까?
하단입니다. '반공방첩', 값이 10원이네요. 이것도 다음에 다른 공책과 비교해 볼 자료가 되겠습니다.
시간표, 월요일이 몬데이. 화요일이 튜즈데이.목요일이 더스데이. 토요일이 세터데이라고 했을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이상 등산과 관광이 들어있는, 특히 설악산 흔들바위가 들어가 있는 초등학교 공책 이야기였습니다. 이 참에 그동안 컬렉션한 공책들 중 눈에 띠는 일부를 곧바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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